어떤 신체활동이 꿀잠자게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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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인 운동 습관은 뇌의 수면을 조절하는 중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수면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시절 동네에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정신없이 놀다보면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그 시절 골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뛰어 놀던 날이면 초저녁부터 어김없이 노곤함이 밀려와 깊은 잠에 빠졌다.

잠을 표현한 일러스트/김상민 일러스트

잠을 표현한 일러스트/김상민 일러스트

이 시기 사람들은 불면증이라는 용어를 거의 들어보지 못했고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지내왔다. 그러나 인간은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해 편안함을 추구하고 오로지 경쟁에만 내몰렸다. 인간 본연의 신체활동 문화가 감소해 단체놀이가 사라지고 스마트폰과 컴퓨터 속에서 개인놀이에만 치중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10대와 20대는 컴퓨터 게임에 빠져 야행성 생활 패턴으로 바뀌었다. 30∼50대는 직장생활의 인간관계와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생체리듬이 무너지면서 불면증이라는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국내 성인의 불면증은 전체의 17%에 이른다. 성인 3명 중 1명이 불면증을 경험한 적이 있고 10명 중 1명이 만성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불면증을 극복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의 하나가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하는 신체활동(운동)이다. 일반적으로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청소년이나 성인의 경우, 수면시간 부족에 따른 뇌의 섭식중추 관련 호르몬의 영향으로 과식이나 폭식을 하게 되면서 과체중이나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수면과 운동에 관련한 연구는 2018년 생물학과 의학 분야 오픈 액세스 저널인 <피어(Peer) J>에서 Banno 연구팀에 의해 발표됐다. 선행연구 9개의 논문에서 불면증이 있는 성인 55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운동이 약물처방을 하지 않는 비약리학적 방법으로 수면의 질을 개선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7년 <수면 과학(Sleep Sci)>에 의하면, 당뇨병이 있는 40대 중년여성 39명을 대상으로 수면의 질(PSQI: 피츠버그 수면 질 척도)을 측정하고 12주간(주당 3회) 요가운동 및 유산소운동(러닝머신 달리기)을 실시한 결과, 6주 후부터 요가운동과 유산소운동 모두에서 수면의 질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주 후에는 유산소운동보다는 요가운동에서 수면의 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2015년 <수면 연구 저널(J Sleep Res)>에 발표된 Hartescu 연구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40대 이상의 남녀를 대상으로 6개월간 중등 강도 이상의 운동을 주당 150분 이상 실시한 결과, 만성불면증이 의미있는 정도로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통해 수면의 질을 높여 불면증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결과다. 그렇다면 어떠한 운동을 실시할 것인가? 봄, 여름, 그리고 가을에는 야외에서 얼굴이나 등에 약간의 땀이 날 정도로 빠르게 걷거나 계단 오르고 내리기를 주당 4회 이상 30분 정도 실시하는 것이 좋다. 겨울에는 실내에서 TV를 보고 스트레칭이나 요가 동작을 따라하여 약간의 피로감을 느낄 정도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

연구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규칙적인 운동 습관은 뇌의 수면을 조절하는 중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수면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 이외에 효과가 입증된 연구로는 2015년 <영양 저널(Nutr J)>에 소개된 자료다. 일본 성인 1076명(20∼78세)을 대상으로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이소플라본의 섭취량이 많을수록 수면의 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식물성 에스트로겐류의 섭취를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또한 취침하기 전 명상을 통하여 마음을 안정시키거나 목욕을 해서 체온을 상승시키는 것이 좋다고 한다. 우리 삶 전체의 3분의 1은 수면이 차지한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은 건강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김태영 교수(한국외대 글로벌스포츠건강문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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