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빙판길 낙상사고 주의](https://img.khan.co.kr/newsmaker/1269/1269_67a.jpg)
며칠 전 김모 할머니(75)는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사고 직후 엉덩이와 허리 쪽에 충격이 있었지만 가벼운 타박상 정도로 생각하고 집에서 파스를 붙이고 안정을 취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허리 통증이 지속되더니 급기야 거동이 힘들 정도로 심해졌다. 돌아눕거나 기침을 할 때도 허리에 울리는 통증이 있었고, 일어나거나 화장실을 가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생겼다. 결국 병원을 찾아 척추압박골절이라는 진단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요즘과 같이 추운 한겨울이면 노년층이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빙판길 낙상사고다. 사고가 뼈가 약한 노년층에서는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압박골절 등의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척추는 골다공증에 의해 쉽게 손상될 수 있는 부위로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의 강도가 약해진 노년층에서는 넘어지는 순간 척추에 많은 하중이 가해지면서 척추압박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 통증으로 보행이 불가능할 수도 있으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허리에 욱신거리거나 찌릿찌릿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낙상 사고 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허리 쪽에 통증이 발생한 경우,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보행이 불가능한 경우, 요통이 심한 경우라면 요추압박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어느 정도 통증이 사라진 후에도 허리를 바로 펼 수 없어 불안정한 자세로 보행해야 한다면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요추압박골절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불안정한 자세를 지속한다면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에도 손상을 가져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령층에서 발생한 척추압박골절의 경우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안정치료, 보조기 사용 등 보존적 치료방법을 우선 시행한다. 하지만 치료기간이 지나도 호전이 없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 척추 분리증이 나타난 경우에는 척추를 바로잡아 고정시켜주는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눈이 많이 내리거나 길이 얼어 미끄러운 날에는 가능한 외출을 삼가고,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로 골다공증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어 보온성과 활동성을 높이고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착용한다. 보폭은 평소보다 좁게 걷고,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움츠리지 말아야 한다. 또 평소 아쿠아로빅이나 가벼운 걷기 등을 통해 허리 근력을 기르는 것이 허리 통증 및 척추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글·이병규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신경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