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갑자기 늘어난 체중에 고민이 많았던 정모씨(37)는 체중 감량을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한 달 뒤에 있을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퇴근 후 매일같이 달리기 연습에 나섰다. 그런데 연습한 지 3주가량이 지났을 때쯤 발에 통증이 생겼다. 운동으로 생긴 근육통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발바닥 통증이 점점 심해져 걷기조차 힘들어졌다. 특별히 발이 붓거나 다친 상처도 없이 통증이 지속되자 걱정스레 병원을 찾은 정씨는 ‘족저근막염’ 진단을 받았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부터 발가락 앞까지 발바닥을 감싸고 있는 단단한 막으로, 보행 시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발의 탄력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정씨와 같이 체중이 하체에 실리는 운동이나 활동이 과할 경우 족저근막 부위에 미세파열 및 염증이 생겨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운동을 무리하게 하거나 오랜 시간 서 있거나 많이 움직인 경우, 급격히 체중이 증가한 경우 등이 족저근막염의 주요 원인이다. 쿠션이 좋지 않은 신발을 신고 활동하는 경우, 불규칙한 지면에서 운동하는 경우 등에도 발바닥에 하중이 가해져 족저근막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족저근막염 환자의 경우 대부분 발뒤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데, 발꿈치 안쪽에 통증이 발생하고 뻣뻣한 느낌이 지속되어 보행에 어려움을 느낀다. 또 발가락을 위로 젖혔을 때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발바닥 어느 부위에서나 통증이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 발뒤꿈치에서 4~5㎝ 앞쪽 발바닥에 주로 생긴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첫 발을 디뎠을 때, 앉았다가 일어설 때 발바닥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족저근막염은 문진 및 발뒤꿈치 촉진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염증성 변화를 일으킨 근막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초음파 검사를 하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 정밀한 검사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 MRI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과체중이 원인인 환자라면 체중 감량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통증이 심하거나 만성으로 발전한 경우라면 체외충격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1년 이상 증상에 호전이 없을 땐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운동이나 과체중으로 발바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글·이원영 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 원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