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자궁암 수술 후 배뇨문제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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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설계]직장암·자궁암 수술 후 배뇨문제가 있다면

선진국에서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직장암의 발생빈도가 국내에서도 높아진 지 오래다. 그런데 직장암 수술을 한 뒤 배뇨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과제가 되어오던 것임에도, 직장암 수술 후 배뇨곤란으로 여기저기 진료를 보다가 비뇨기과를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직장 종양을 수술한 뒤에 왜 방광기능에 이상이 생길까? 골반신경총이 직장 가까이 분포하기 때문이다. 직장암 수술을 할 때 방광에 직접적인 손상을 주지는 않더라도, 수술과정 중 신경을 손상하거나 수술할 때 견인하는 과정에서 손상되기도 한다. 직장수술에 의한 배뇨장애는 대부분 일시적이지만 영구적인 손상이 올 수도 있다. 일단 신경이 손상되면 신경과 주위 조직이 안정돼 가는 경과를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손상의 장기화에 관여하는 요인으로는 성별, 연령, 종양의 크기, 항문에서 종양이 떨어진 위치, 병기, 수술방법 등을 꼽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수술 전 병기만이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 중 남성은 연령별 특성상 전립선비대증을 가진 경우가 많아, 전립선비대증을 가진 직장암 환자들은 직장암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전립선 수술을 하기 전에 정밀한 요역동학 검사와 방광요도내시경 등이 필요하다.

또한 여성들의 경우 자궁암으로 근치적 자궁절제술을 받을 때도 방광이나 요도로 연결된 신경이 손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근치적 자궁절제술을 할 때 보통 양측 골반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하게 되고 골반 림프절들은 대개 큰 혈관 주위에 분포하는데, 방광으로 향하는 신경들도 대부분은 동일한 위치에 있으므로 골반 림프절 절제술을 하면 부가적으로 신경이 손상된다.

최근에는 근치적 자궁절제술을 할 때 골반신경과 골반신경총을 자궁 부위에서 보존하는 방법을 채택, 방광기능을 잘 유지한다고 보고되고 있지만, 신경을 살리기 위해 암을 완전히 도려낸다는 수술 원칙을 어기고 재발의 위험을 남겨둘 수는 없는 일이다.

자궁암 수술을 받은 사람의 요실금이라면 요실금 수술을 할 때 더 신중해야 한다. 자궁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방광과 요도가 방사선 치료과정에서 조직 변성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아, 방사선 치료를 받은 조직의 괴사나 유착 부종 등의 문제로 요실금 수술의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자궁암 수술을 받은 사람이 요실금 수술을 원할 때는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와 먼저 상의하고 정밀진단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글·김경희 미즈러브 여성비뇨기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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