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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신화’ 이제 세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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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반주기 ‘국가대표’ (주)금영 김승영 회장 “기술로 세계시장 벽 넘는다”

김승영 회장은 세계 각국으로 신규시장을 개척하면서 ‘우리문화 알림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승영 회장은 세계 각국으로 신규시장을 개척하면서 ‘우리문화 알림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가무를 즐겨왔다.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기보다는 직접 부르고 참여하는 문화에 더 익숙해 있다. 10여 년의 짧은 역사지만 노래연습장이 대중을 기반으로 한 놀이문화로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 노래연습장이 건전한 놀이문화를 주도해 나가며 대중으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노래가 우리 문화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에 활력을 주는 건전하고 저렴한 노래연습장 문화는 그와 관련된 기기개발과 생산으로 문화적 가치로서만이 아니라 상품으로서도 국가 경제발전에 한몫을 하고 있다. 그 경제적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계층이나 신분을 가리지 않고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며 하나의 문화코드로 자리잡은 노래연습장. 그 속에 소비자만족도 1위, 시장점유율 1위, 판매율 1위를 자랑하는 ‘금영노래방 반주기’가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사업 다각화

평소 일본을 자주 방문하는 (주)금영의 김승영 회장은 1990년 레이저디스크로 음악을 연주하는 영상전자반주기(일명 ‘가라오케’)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노래반주 기기 제작에 매력을 느낀 그는 과감히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일본처럼 단순히 디스크를 통해 노래를 틀어주는 것이 아닌, 컴퓨터 반주 방식을 택했다. 이제 국내 제1의 노래반주기 제조업체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주)금영은 ISO 9002 인증 획득과 신기술 개발 벤처기업 승인을 받고 현재 부산 본사와 서울지사, 전국의 각 대리점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 가라오케 기기의 수입을 막고 한국 시장을 지킨 셈이다.

“한국에 노래연습장 문화가 생소할 때부터 노래 문화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애정을 가졌다”는 김 회장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혹은 어울림이 필요할 때 대중은 노래연습장을 찾는다”며 안락한 쉼터이자 휴식처인 노래방 문화를 형성해온 것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표현했다. 최근 노래방 노래반주 기기뿐 아니라 DVD, X-BOX 카오디오 등 제품 다각화를 꾀하며 인터넷 노래반주기, 웹노래방, 모바일 콘텐츠 등의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주)금영. 미국과 러시아,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세계 각국으로 신규시장을 개척하며 ‘우리문화 알림이’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에는 한류열풍으로 한국 드라마와 가요의 인기가 올라가는 추세라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우리 기술력이 해외에서 당당히 인정받고 있어 곧 세계 노래반주기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안태호 전 블루텍 사장을 전문경영인 CEO로 영입,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싣기로 결심했다. 안 사장은 30여 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해오며 오디오사업팀장 및 자회사 사장 등을 지낸 오디오 비디오 분야 최고 전문가로 ‘옙’ MP3플레이어의 세계화 전략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안 사장 영입은 최근 통신교환기 및 내비게이션, DMB방송 분야 사업으로의 진출을 위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 우수인재 유출 안타까워

(주)금영은 회사 설립 당시부터 기기 한 대당 1000원씩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적립해 왔으며, 고아원, 경로당 등에 기증하고 있다.

(주)금영은 회사 설립 당시부터 기기 한 대당 1000원씩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적립해 왔으며, 고아원, 경로당 등에 기증하고 있다.

설립 당시부터 기기 한 대당 1000원씩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적립해온 (주)금영은 매년 반주기를 고아원·경로당 등에 기증하며 사회환원을 실천하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산광역시 부산진구협의회장, 부산시핸드볼협회장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일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민주평통 활동에 대해 “통일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 초당적·범국민적 차원에서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가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자주적 평화통일은 한민족의 최대 염원으로 평화통일을 향한 노력을 계속 정진할 것”이라 밝혔다. 또 부산시핸드볼협회장으로서 비인기 종목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애정을 당부하며 선수 육성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변변한 실업팀이 없기에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은 무조건 최고가 되지 않으면 생활이 어렵다”며 “특히 세계적으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핸드볼의 경우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와 함께 실업팀 창단이 많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금영은 2002년 모바일콘텐츠 제공업체인 자회사 ‘에이온미디어’와 음향연구소 및 국내·해외영업팀, 기획실 등 주요 부서를 서울지사에 전진 배치했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수집하고 고급인력을 채용하는 데 주력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승영 회장은 ‘부산 본사’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기획력과 창의력을 가진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지역의 우수 인력이 졸업 후 방황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는 그는 “청년실업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지역의 우수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수한 인재들이 부산에 머물지 않고 서울이나 타지방으로 유출되고 있는 점에 아쉬움을 전하며 이러한 현상을 막을 수는 없지만, 부산에서 건실하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많이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젊고 유능한 창작 음악인 발굴을 위해 서울종합예술학교와 공동으로 ‘2006 서울창작가요제’를 개최하는 등 불황 속에서도 기업이 해야 할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주)금영은 신제품 개발과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기업으로서의 도덕성과 책임을 가지고 경영에 임할 것”이라며 “세계 영상전자 반주기 업계의 일인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한민국 ‘금영 노래방 반주기’로 전 세계인이 하나될 수 있는 그날이 올 때까지….

<부산·울산·경남본부/양병하 기자 yb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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