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을 위해 옷장을 열어본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도무지 입을 게 없어'. 백화점에 쇼핑을 가지만 이것저것 걸쳐봐도 영 마뜩잖다. '누군가 조언을 해주면 좋을 텐데...'. 거리에 나가보면 다들 '한 패션감각'을 자랑하는데 유행을 그리 좇지 않으면서도 세련되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요즘 모스크바에서는 고객의 패션 스타일에 맞춰 패션컨설팅과 함께 구매까지 대행해주는 개인 맞춤서비스가 화제다. 〈모스크바 타임스〉는 최근 모스크바의 한 고급 옷가게가 제공하고 있는 신종 맞춤서비스에 지면을 할애했다.
![[월드뉴스]'옷차림 전략 세워줍니다'](https://img.khan.co.kr/nm/ContentsObject/5/5707_1_e2-1.jpg)
브류코베츠카야는 '상담 한 번이면, 전문 컨설턴트가 당신만의 옷차림을 위한 전략을 세워줍니다' '감각 없이 최신 유행을 좇는 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품위 있는 옷매무새를 간직하도록 도와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종이 카드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나눠줬다. 반응은 생각보다 좋았다. 남자도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하고 멀리 지방에서도 찾아온다. 현재 서비스 이용객은 15명으로 잡지 편집장 등 전문직에 종사해 쇼핑할 시간이 없는 여성이 대부분이다.
한 달 1,000달러 비용 만만찮아
스타일리스트는 상담 후 고객의 집에 찾아가 옷장을 열어 갖고 있는 옷과 어울릴 수 있는 아이템, 코디에 관한 조언을 해준다.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과 스타일리스트가 가진 생각을 맞춰보기도 하고 고객과 함께 동행해 새로이 들어왔거나 최신 유행에 어울리는 옷을 골라준다. 또 매니큐어는 어디에서 사야 좋고, 일을 할 때는 어느 정도 높이의 구두를 신어야 적당한지 등의 패션 정보를 고객에게 알려준다.
고객은 옷을 고르느라 소비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고 더불어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까지 알 수 있으니 일석이조이지만 비용은 그리 만만치 않다. 상담에만 시간당 200~250달러를 지불해야 하고, 한 달간 지속적인 상담과 정보를 제공받으려면 1,000달러를 내야 한다. 옷값은 당연히 추가된다. 러시아의 보통 한 달 임금이 160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비싼 서비스다. 매장 지배인 나탈리야 페냐즈는 모스크바의 부유층에게 맞춤구매대행이 유행이라고 했지만, 누가 비싼 대가를 치르며 이 유행 행렬에 동참할지 의문이다.
윤민용〈국제부 기자〉 artemix@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