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위해 메달파는 中 육상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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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영웅이 블로그에 자신이 획득한 메달 사진을 올려놨다. 당연해 보이지만 이 메달이 ‘판매용’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최근 중국의 전 마라토너가 생계 유지를 위해 메달을 내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스포츠계의 어두운 뒷모습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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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베이징국제마라톤에서 우승, 2003년 은퇴할 때까지 16개의 메달을 따낸 아이동메이(26)에게 현역 시절의 화려한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그는 남편이 직장에서 해고당하는 바람에 매일 거리에서 좌판을 벌이고 옷가지 등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옆에선 두 살배기 딸이 칭얼거린다. 장사도 시원치 않아 하루에 20~30위안(2400~3600원)을 벌고 월세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게다가 그는 “5만 위안이 넘는 상금을 가로챘고 훈련 중에 심한 체벌을 가했다”며 전 코치를 상대로 법정 분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8년간 피와 땀을 흘려 국가에 영광을 안겨준 나에겐 왜 단 한 푼도 없느냐”고 분개했다. 가족의 생계와 소송비용을 감당 못한 그는 결국 마지막 자존심까지 팔아야 했다. 금메달 한 개에 1000위안을 받고 있다는 그는 “돈을 많이 벌면 그때 다시 사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의 딱한 사연이 전해지자 전국에서 온정의 물결이 이어져 지금까지 2만 위안이 넘는 성금이 답지했다. 그는 블로그에서 “쎄쎄 쎄쎄!”를 연발하며 감사를 표시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앞둔 중국이지만, 아이동메이와 같은 처지의 영웅들이 적지 않다는 부끄러운 현실도 공존한다. 아이동메이와 동기였던 한 선수는 스파르타식 훈련의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물론 실업자다. 지난해엔 여자 역도 금메달리스트가 목욕탕에서 때밀이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은퇴 선수들에 대한 생활보장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고영득<미디어칸 기자> ydko@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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