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요리 전문점 '옛날민속집'
![[정복모의 맛집 나들이]사람냄새 '물씬'진짜배기 두부맛](https://img.khan.co.kr/nm/ContentsObject/9/9226_1_d6_1.jpg)
최근 바른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육식을 자제하고 채식 등 자연식을 즐기려는 사람이 늘어나 다행이다. 우리의 식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두부. '밭에서 나는 쇠고기'란 수식어가 붙은 콩으로 만드는 두부는 부드럽고 담백한 맛과 단백질 등 영양소가 풍부한 알짜배기 음식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따끈한 생두부 위에 김치 한가닥 쭉 찢어 올려 먹어도 좋고 보글보글 찌개나 전골이나 노릇노릇한 전, 성기게 으깬 두부 샐러드, 수저로 폭폭 떠 먹는 순두부 등등 그야말로 약방의 감초처럼 두루두루 쓰임새가 많다.
뿐만 아니라 서민의 음식답게 가격도 저렴하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물론 요즘에야 각종 기능성 두부가 쏟아져 값이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두부는 여전히 서민들의 대표 식품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두부는 동양의 가장 아름다운 식품이라는 칭송을 받으며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굵은 중국 두부보다, 너무 무른 일본 두부보다 적당히 단단한 우리의 두부가 서양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두부라는 사실에 자부심이 느껴진다.
이처럼 두부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해가 되지 않는 건강식임에 틀림없다.
구기터널을 지나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두부요리 전문점 '옛날 민속집'. 이 일대 두부집의 원조인 '할머니 두부집' 옆에 살던 서연자 사장이 오며가며 자연스레 싹튼 두부에 대한 관심으로 할머니에게 직접 배워 차린 곳이다. 전직 대통령들도 종종 들렀다는 이곳은 알 만한 사람은 이미 다 아는 유명업소다.
북한산이 지척이라 주말에는 열에 일곱은 배낭을 메고 오는 등산객들이다. 특히 등산철인 봄-가을에는 곳곳에서 모여든 등산객들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땀 흘리며 산을 오르고 난 후 시원한 막걸리 한사발에 고소한 생두부 한 입 베어먹는 광경이 정겹다.
인테리어가 멋드러지거나, 서비스가 아주 훌륭한 것도 아니다. 하기사 이곳이 그런 인테리어와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면 오히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불편할지도 모른다. 그저 두부라는 메뉴와 어울리는 소박한 분위기와 다소 투박해도 사람냄새가 느껴지는 곳이다. 다른 건 차치하고라도 두부맛은 진짜배기임에 틀림없다. 좋은 국산콩을 사다가 직접 만드는 손두부, 이것이 바로 옛날민속집의 인기 비결이다.
강원도에서 구해오는 콩을, 요즘 같은 겨울에는 24시간, 여름에는 6~7시간 정도 불렸다가 곱게 갈아 천연간수를 넣고 끓이는데 이때 위에 얼기설기 몽글몽글 뜨는 것이 순두부, 이것을 떠서 판에 넣고 굳힌 것이 바로 두부다. 매일 가마솥에 서너번을 쑬 정도다. 검정콩인 서리태는 껍질을 많이 벗기면 푸른색 두부가, 적게 벗기면 검정두부가 되는데 흰두부에 비해 입에는 다소 거칠지만 최근 흑두부의 효능이 부각되면서 찾는 이가 많다.
![[정복모의 맛집 나들이]사람냄새 '물씬'진짜배기 두부맛](https://img.khan.co.kr/nm/ContentsObject/9/9226_2_d6_2.jpg)
콩비지는 두부를 쑬 때 나오는 찌꺼기로 만든다. 그래서인지 예로부터 빈곤층의 음식으로 알려졌으나 요즘에는 별미음식으로 즐겨 먹는다. 이곳에서는 콩비지를 두부 찌꺼기로 하지 않고 불린 생콩을 갈아서 따로 만든다. 입에 걸리는 껄끄러움 없이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넘어가는 콩비지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그것만 먹어도 될 정도로 고소한 맛이 입안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콩비지백반은 김치와 돼지고기, 무를 넣고 푹 곤 육수에 콩비지를 넣고 10분 정도 끓이는데 너무 오래 끓이면 고소한 맛이 달아나기 때문에 잠깐 끓이는 것이 포인트다. 콩비지전골용 육수는 또 다르다. 돼지뼈를 우려내 육수를 만들고 김치와 돼지고기를 따로 볶아 전골을 만든다.
검정쌀과 검정깨, 현미, 검정콩으로 지은 영양돌솥밥에 대나무 위에 올린 순두부와 보쌈이 함께 나오는 돌솥밥 정식도 두루두루 맛볼 수 있어 좋다. 이곳에서 두부 못지 않게 손님들이 즐겨 찾는 것이 바로 한방보쌈이다. 정향, 월계수잎, 생강, 마늘 등 13가지 한약재를 넣어 푹 삶은 보쌈은 구수한 한약재 냄새가 배어 있으며 맛 또한 질기지 않고 쫄깃쫄깃 폭폭해 자꾸 손이 간다.
여럿이 왔을 때는 모듬두부, 한방제육보쌈, 모듬전, 콩비지, 된장찌개, 간장게장, 두부버섯전골, 북어구이 등이 넉넉하게 차려지는 코스메뉴를 주문하면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밑반찬도 특별하지는 않지만 정겹다. 워낙 소비량이 많다 보니 김장은 엄두도 못내고 일주일에 한두번씩 담그는 생김치를 내며 가을 통무를 절여 만든 짠지를 무채로 무쳐내고 물에 설탕과 간장을 넣고 끓이다가 식으면 식초와 고추를 넣어 삭히는 절임고추도 새콤 달콤 매콤한 맛이 입맛을 동하게 한다.
입춘을 지나 겨울의 막바지에 접어든 요즘, 버릴 것 하나 없는 고소한 두부요리로 심신을 챙겨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정복모의 맛집 나들이]사람냄새 '물씬'진짜배기 두부맛](https://img.khan.co.kr/nm/ContentsObject/9/9226_3_d6_3.jpg)
16년 동안 두부를 만들어온 서연자 사장. 역시 두부가 몸에 좋다는 말을 입증이나 하듯 피부가 나이답지 않게 뽀얗고 탱탱하다. 일본에 살던 시절, 친정 아버지가 두부공장을 했다고 하니 서사장과 두부의 인연은 꽤나 오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부는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완전 식품이라 생각합니다. 비만이나 성인병 예방에도 좋아 저도 매일 콩비지와 두부를 먹는답니다. 질리지 않느냐구요? 주식인 밥을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듯 두부가 제 주식인 걸요."
서연자 사장은 5년 전 본점 바로 옆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본점은 아들에게 물려줬다. 아들은 대를 이어 두부집을, 그리고 딸은 푸드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외식인 가족이다.
언젠가 어느 TV 방송의 '대박VS쪽박' 프로그램에 대박집으로 선정됐을 때는 다른 음식점을 위해 두부 만드는 노하우는 물론 이에 필요한 각종 기물까지 제공해줄 정도로 마음 씀씀이가 두부 만큼이나 구수하다.
@업소메모
전화 : 02-379-7129(본점), 02-379-6100(1호점)
규모 : 총 480석(본점 130석, 1호점 350석)
주차 : 가능
메뉴 : 옛날콩비지전골(1만5000~2만5000원), 순두부백반(5000원), 콩비지백반(5000원), 된장찌개백반(5000원), 하얀콩두부(3000원/1모), 검정콩두부(5000원/1모), 모듬손두부(4000원/흰두부 검정두부 각각 반모씩), 손두부김치(1만원), 두부버섯전골(1만5000~2만5000원), 돌솥밥정식(1만1000원), 간장게장정식(2만5000원), 코스(1만2000~2만8000원) 등.
위치 : 3호선 불광역 2번 출구로 나와 구기터널 방향으로 가는 버스타고 구기터널 지나 하차.
![[정복모의 맛집 나들이]사람냄새 '물씬'진짜배기 두부맛](https://img.khan.co.kr/nm/ContentsObject/9/9226_5_d6_5.jpg)
@우리집 비법공개
한방보쌈
![[정복모의 맛집 나들이]사람냄새 '물씬'진짜배기 두부맛](https://img.khan.co.kr/nm/ContentsObject/9/9226_4_d6_4.jpg)
①물에 정향, 월계수잎 등의 한약재와 생강, 마늘, 그리고 각종 채소를 넣고 30여분간 끓인다.
②여기에 돼지고기를 넣고 한약재가 배게 50분~1시간 센불에서 삶는다.
③푹 삶은 돼지고기를 식혀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④매콤하게 무친 무채와 살짝 절인 배추, 새우젓 등을 곁들여 식성에 맞게 곁들여 먹으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