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스스로가 자초하는 ‘감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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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

데이비드 빈센트 지음·안진이 옮김·더퀘스트·1만7500원

[신간] 우리 스스로가 자초하는 ‘감시사회’

1341년 영국 런던 방해죄 재판소에 “이웃이 깨진 창문으로 자신의 정원을 들여다볼 수 있으니 조치해 달라”는 한 여성의 고소가 접수됐다. 현장 검증을 마친 재판부는 이웃에게 창문을 수리하라고 판결했다. 사생활의 권리(프라이버시)가 처음 법적으로 인정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책은 중세부터 현대까지 프라이버시의 역사를 살펴보며 사생활이 적극적인 투쟁을 통해 얻어낸 것임을 밝혀낸다. 프라이버시 개념은 다채롭게 변해왔다. 중세부터 근대까지는 프라이버시가 개인을 중심에 둔 문화와 관습의 차원이었다면 2000년대 이후로는 시민의 권리로 확대됐다. 영국 역사학자인 저자는 프라이버시가 현대사회에서 위기를 맞게 됐다고 우려한다. 컴퓨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술 발달로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수집·활용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두고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묘사된 ‘빅 브러더’에 의한 감시사회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의해 모든 것이 기록되는 시대 속 인간은 스스로 감시당하는 삶을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책은 “사생활 보호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영국 재판소에서 시작된 개인의 사생활 보호 노력은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감시 문제로 이어지며 더 복잡한 양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짚는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기술 발달로 데이터 주권과 익명성 보호, 감시사회에 대한 경계 등이 중요한 사회적 의제가 될 것이라며,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법적·사회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쫓겨난 권력자

박천기 지음·디페랑스·1만8800원

[신간] 우리 스스로가 자초하는 ‘감시사회’

현대 세계사에서 독선과 타락으로 무너진 권력자들의 실패를 추적했다. 그들이 왜 욕심을 부렸는지보다 그런 잘못을 정당화하면서까지 추종하는 시민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분석한다. 저자는 현재 한국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역사 속 사례를 톺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세이빙 어스

캐서린 헤이호 지음·정현상 옮김·말하는나무·2만2000원

[신간] 우리 스스로가 자초하는 ‘감시사회’

지구 평균온도가 1도 오르면 공기의 수분 보유량이 7% 증가해 수해와 가뭄, 산불 등이 발생하지만,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책은 대중이 기후위기에 시큰둥한 이유를 정치·사회·문화적 현상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보여주며, 이를 극복할 최선의 방안은 “개인이 기후위기에 관해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제안한다.

초상화의 옷장

김정연 지음·눌와·2만5000원

[신간] 우리 스스로가 자초하는 ‘감시사회’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초상화의 진주는 진짜일까. 초상화의 복식에는 각각의 이야기가 있고, 그림 속 인물이 살던 시대가 담겨 있다. 저자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19세기까지 초상화 속 여성들의 패션에 얽힌 역사와 문화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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