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대한민국은 불평등 공화국이 되었나?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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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불평등의 기원

<어쩌다 대한민국은 불평등 공화국이 되었나?>
김윤태 지음·간디서원·1만8000원

[신간]어쩌다 대한민국은 불평등 공화국이 되었나? 外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누리는 국가로 발전했지만, 심각한 사회불평등 문제를 겪고 있다. 상위 소득 1%가 국민소득 14.7%를 차지한다. 상위 10%는 절반가량인 소득 46.5%를 차지한다. 낮은 출생률과 높은 자살률, 남녀·비정규직 임금 격차와 노인층의 빈곤 등 미국 다음으로 불평등한 곳이 한국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한국사회 불평등에 대한 2가지 오해를 분석한다. 첫째는 한국사회가 ‘원래’ 불평등했다는 오해, 둘째는 불평등이 1997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심화됐다는 오해다. 저자에 따르면 1949년 농지개혁이 실행된 뒤 개발도상국 중 한국은 가장 평등한 나라였다. 불평등 심화도 경제호황기였던 1992년에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이후 진보정권이 여러 차례 집권했음에도 적극적인 증세 없이 재정확대만을 추구한 결과 불평등 완화에 실패했다고 진단한다.

책에서는 각국 정치제도와 권력관계를 비교한 뒤 세계 각국의 불평등 수준이 다른 원인으로 조세제도와 사회정책의 차이를 꼽고 있다. 빈부격차가 큰 사회일수록 교육, 취업, 지위 경쟁이 격화돼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함으로써 불평등 문제가 결국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온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윤석열 정부의 2023년 예산안을 들어 공공임대주택 재원 축소 등 사회적 수요 대비 부족한 복지 지출 증가가 불평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공정의 가치’를 추구하고, 개인의 역량 강화와 사회적 자유의 확대를 해법의 원칙으로 제시한다. 이를 위해 누진소득세 강화, 보편적 사회보험 확대, 공공부조와 노인기초연금 인상, 청년수당 도입 등 적극적인 공공정책의 제도 개혁을 주문한다.

▲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성소희 옮김·한겨레출판 2만3000원

[신간]어쩌다 대한민국은 불평등 공화국이 되었나? 外

한때 화려한 영광을 누렸지만, 지금은 누구도 찾지 않는 폐허가 된 장소들엔 어리석음과 오만, 차별과 편견 등 인류가 저지른 수많은 ‘흑역사’가 새겨져 있다. 이색 명소 전문가인 저자가 폐허 40곳을 통해 과거의 흑역사를 돌아본다.

▲신라는 정말 삼국을 통일했을까
정요근 등 지음·역사비평사 2만2000원

[신간]어쩌다 대한민국은 불평등 공화국이 되었나? 外

국민 대다수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고 배웠다. 학계에서도 이는 주류 통설이다. 책에서는 신라의 ‘삼국통일 전쟁론’에 대한 반론으로 제기되는 ‘백제병합 전쟁론’을 다룬다. 신라가 백제만을 병합했을 뿐 고구려는 발해로 계승됐다는 주장이다.

▲난 여자가 아닙니까?
벨 훅스 지음·노지양 옮김·동녘 1만8000원

[신간]어쩌다 대한민국은 불평등 공화국이 되었나? 外

디즈니의 <인어공주>에서 흑인 여성 배우가 주연을 맡은 것을 두고 호불호 논쟁이 뜨겁다. 17세기 시작된 흑인 노예무역부터 20세기 흑인 민권운동과 여성운동에 이르는 미국의 역사를 저자인 흑인 여성 당사자의 시각으로 다시 썼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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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