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경상남도 남해군 - 너무 말랑해 고둥을 택한 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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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바닷속 풍경](24)경상남도 남해군 - 너무 말랑해 고둥을 택한 집게

바다동물 중에는 포식자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자신의 딱딱한 신체 구조를 이용하는 종이 더러 있다. 바다거북은 견고한 등딱지 속에 몸을 숨기고, 바닷가재 같은 갑각류와 조개류는 단단한 껍데기가 있다. 어류 중에는 비늘이 변형된 딱딱한 외피를 덮어쓰고 있는 종도 발견된다. 이들과 달리 집게는 방어 수단을 외부에서 찾는다. 바로 딱딱한 고둥 껍데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해수면 아래 얕은 바닥, 한 무리의 고둥 사이로 뒤뚱뒤뚱 움직이는 고둥이 보였다. 조심스레 집어 보니 빈껍데기 속에 집게가 들어 있다. 위협을 느낀 집게는 돌출된 두 눈과 몸을 고둥 껍데기 속으로 부리나케 집어넣는다. 그러고선 오른쪽 큰 집게발로 입구를 막는다. 그 동작의 민첩함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하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집게가 고둥 껍데기에 들어가 사는 것은 부드러운 살이 그대로 노출된 말랑말랑한 배와 꼬리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집게는 다른 갑각류처럼 외골격 전체가 석회화돼 있지 않다. 머리와 다리가 딱딱한 껍데기나 가시 같은 털에 싸여 있지만 배 부분은 얇은 막뿐이라 포식자들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다. 이 연약한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딱딱한 고둥 껍데기를 이용한다.

얕은 수심 바위틈에서 집게와 눈이 마주쳤다. 집게는 자신을 위협할지, 친근한 이웃인지, 단지 지나가는 객인지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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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총리 한덕수씨에게 드리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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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 출신으로 경제와 통상의 요직을 두루 거쳐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내고,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다 21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사퇴해 공직에서 물러난 자연인 한덕수씨에게 몇 가지 궁금한 것을 묻는다. 2007년 첫 총리 지명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이 제기한 ‘2002~2003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재직 시절 외환은행 매각 사태(론스타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첫 총리직과 주미대사를 역임하고 공직에서 물러난 뒤 2012년부터 3년간 무역협회장으로 재직하며 받은 급여 19억5000만원과 퇴직금 4억원, 2017년부터 5년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 18억원, 2021년 3월부터 1년간 에스오일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 8000만원 등 퇴직 전관 자격으로 총합 42억3000만원의 재산을 불린 일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은 지금도 그대로인가? 이처럼 전관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다 다시 윤석열 정부의 총리 제안을 수락해 공직으로 복귀한 것 역시 관료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냐는 문제 인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