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필리핀 세부섬 - 정어리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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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바닷속 풍경](23)필리핀 세부섬 - 정어리의 재발견

회유성(계절에 따라 떼를 지어 다니는 성질) 어종인 정어리는 ‘바다의 쌀’ 또는 ‘바다의 목초’로 불린다. 정어리가 플랑크톤을 먹고 성장한 후 고등어, 명태, 가다랑어, 방어, 상어 등 육식성 어류뿐 아니라 해양포유류인 물개, 돌고래 등 거의 모든 포식자의 먹잇감이 되기 때문이다.

정어리는 바다 동물에게는 훌륭한 먹을거리지만 빨리 변질돼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대접받지 못했다. 대개 통조림으로 가공하고 선도가 떨어지는 경우 사료용으로 사용한다. 선도가 떨어지는 정어리를 먹으면 입에 매운맛이 나면서 혀끝이 마비되는 듯한 것은 중독 증세 때문이다.

정어리라는 이름의 유래도 쉽게 변질되는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우해이어보>에는 이런 증세를 ‘증울(蒸鬱)’이라 하여 ‘매우 찌는 듯이 덥고 답답해 머리가 아프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정어리란 이름이 증울에서 나왔음을 유추해볼 수 있는 단서가 된다. 하급어류로 대접받던 정어리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등푸른생선이라는 프리미엄과 함께 특유의 핵산 성분으로 인해 노화 방지와 피부 미용, 탈모 방지 등에 도움을 주는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필리핀 세부섬에서 만난 정어리 떼의 모습이다. 함께한 프리다이버가 정어리를 반기고 있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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