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독립운동가를 조명하다
<독립운동 열전 1·2>
임경석 지음·푸른역사·1권 1만9000원, 2권 2만원
초대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은 과거 노동운동을 하던 동료들의 정보를 경찰에 넘긴 ‘밀정 의혹’을 받고 있다. 일제강점기에도 독립운동가들을 고난 속에 빠뜨린 밀정들이 있었다. 한국 근대사 연구자인 저자가 펴낸 이 책에 등장하는 엄인섭 같은 이들이다. 엄인섭은 1908년 안중근과 함께 국내 진공작전을 이끌던 인물로, 안중근과 의형제를 맺고 친일매국노를 제거하기로 서약했다. 1913년 이동휘·홍범도를 비롯한 혁명가 6인 간담회에 참여할 정도로 비중 있는 인사가 됐다. 주요 의병장으로 향후 연구가 활성화돼야 할 인물로 지목받았는데, 일본 외무성 문서 연구로 그의 밀정 행각이 드러났다. 그는 1908년 일본 영사관에 출두해 첩보자로 고용해달라고 청원했다. 돈을 바라며 자진해 밀정이 됐다. 밀정 활동은 1922년까지 이어지는데 1920년 일제의 현금수송대를 공격해 뺏은 돈으로 무장투쟁을 시도한 ‘15만원 사건’ 주인공들의 거처를 밀고한 것도 그였다. 그의 밀고로 붙잡힌 4명 중 3명이 사형당했다. 반일 언론 ‘대양보’ 발간을 막기 위해 한글 활자를 훔치고, 다른 밀정을 몰래 탈출시켜주기도 했다. 독립운동사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은 사건과 인물에 초점을 맞춘 2권의 책에서 저자가 주목한 것은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다. 독립운동에 몸 바친 사람 중 다수가 사회주의자였음에도 이들은 오랜 시간 공식적인 독립운동 역사서에서 배제됐다. 정부의 독립유공자 선정 과정에서도 홀대받았다. 저자는 독립운동사에서 사회주의를 배제·축소하는 것은 역사적 진실에 부합하지 않기에 그 기여만큼 온당한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무명의 헌신’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개인과 단체를 돋보이게 하려고 긍정적 측면만 부각하는 박제화와 영웅서사를 비판하고, 정의에 헌신했던 이름 없는 투사들을 발굴한다.
▲22개 나라로 읽는 부의 세계사
조홍식 지음·웅진지식하우스·1만8500원
개방과 경쟁, 혁신과 모방, 단결 등 세계 패권을 장악한 나라들이 부를 일군 요소들을 도출한다. 인류 최초의 시장경제를 일군 신바빌로니아제국부터 유럽연합까지 22개국의 흥망성쇠를 통해 오늘날 세계의 흐름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코로나가 아이들에게 남긴 상처들
김현수 지음·해냄·1만7500원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은 외롭고 불안하고 아프다. 어른들은 학력 저하와 학습 격차를 걱정할 뿐 아이들의 정서적 어려움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저자가 진료실과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코로나19가 입힌 상처와 치유 전략을 말한다.
▲심층적응
젬 벤델, 루퍼트 리드 지음·김현우 외 옮김 착한책가게·2만4000원
‘심층적응’은 기후위기에 따른 사회 붕괴에 대비하고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인적·집단적 변화에 대한 이론이다. 자연 세계를 되도록 많이 구하면서 사회의 고통을 줄이고 혼란에 대처하기 위한 내용을 담았다. 심리학·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