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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길’에서 중국을 바라보다

<레드 로드> 손호철 지음·이매진·2만5000원

[신간]레드 로드 外

한국과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세계의 공장’이라던 중국이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올라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지만, 세계의 다른 나라들에서 보이듯 한국에서도 ‘혐중 정서’는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21세기를 이해하려면 중국을 제대로 알아야 하며, 오늘날의 중국을 만든 핵심은 대장정이라고 말한다. 2021년 창당 100주년을 맞았던 중국 공산당이 만든 사회주의 중국은 현재 민주주의, 분배, 민족, 환경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이런 시점에서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의 뒤를 이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란 중국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홍군의 후예인 중국 공산당은 고도성장에 뒤처지는 정치적 민주주의와 심각한 사회적 양극화를 어떻게 해결할지, 여전히 남아 있는 궁금증을 해결할 실마리는 그 뿌리에서 찾을 수 있다.

정치학자인 저자는 2008년 마오쩌둥과 홍군이 걸은 대장정 길을 50일에 걸쳐 따라간 기록을 담은 여행기를 쓴 뒤, 당시 티베트 사태 때문에 못 간 쓰촨성 구간을 다시 다녀와 보강해 이 책을 펴냈다. 대장정은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 등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주로 농민으로 구성된 홍군 8만5000명을 이끌고 중국 남부 장시성을 떠나 장제스와 국민당군의 추격을 피해 1934년 10월 16일부터 1935년 10월 18일까지 368일 동안 1만㎞를 이동한 사건을 가리킨다. 저자는 바로 이 ‘중국을 만든 붉은 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갔다. 마오쩌둥과 류사오치 등의 생가를 비롯해 덩샤오핑이 문화대혁명 때 하방당해 일한 트랙터 공장 등을 두루 둘러봤다. <아리랑>의 주인공인 조선인 혁명가 김산의 아들이자 홍군에 참여한 98세 노인 까오잉광 등 저자가 만난 서로 다른 중국인들의 얼굴에서 중국의 어제와 오늘, 내일이 보인다.

▲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
최재원 지음·민음사·1만원

[신간]레드 로드 外

제40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한편 한편마다 시인이 독창적으로 설계한 언어와 형식 위에서 세계의 표면과 깊이를 동시에 담아낸다. 3행으로 끝나는 짧은 시부터 원고지 50매 분량에 달하는 산문시까지 틀을 과감하게 벗어던지는 에너지가 눈에 띈다.

▲딱 한 걸음의 힘
미리암 융게 지음·장혜경 옮김·갈매나무·1만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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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을 거쳐 습관을 굳히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음을 알려주는 행동심리치료 전문가의 습관 훈련 워크북이다. 습관이 하루아침에 당장 바뀌지 않지만 단념하지 않고 단순하면서도 꾸준하게 접근하면 최소의 변화로도 최대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악을 기념하라
김성환 지음·보리·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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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곳곳의 강제수용소기념관을 답사한 저자가 나치와 동독 체제가 저지른 국가폭력의 역사를 들려준다. 더 나아가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독일이 어떻게 과거를 ‘기념’하며, 그것이 비슷한 폭력의 역사를 지닌 남영동 대공분실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말한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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