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

공연/연극/무용/뮤지컬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공연 : 명색이 아프레걸 - 전후 주체적 신여성의 삶과 고뇌

▲공연 | 명색이 아프레걸
일시 12월 17~31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관람료 VIP석 8만원 / R석 6만원 / S석 4만원

[문화캘린더]공연/연극/무용/뮤지컬

국립극장 3개 전속단체(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가 참여하는 대형 기획공연이다. 1955년작 영화 <미망인>을 연출한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1923~2017)의 주체적인 삶을 그린 작품으로 지난 1월 초연 당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5회 공연에 그친 뒤 11개월 만에 다시 선보인다. 공연 제목 중 ‘아프레걸(apres-girl)’은 한국전쟁 이후 새롭게 등장한 여성상을 일컫는 당대 신조어로 봉건적 사회 구조와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사회 안에서 자신의 주체적 역할을 찾은 여성을 지칭한다. 주인공 박남옥은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까지 격동의 시절을 살아오며 전통적 여성상에 도전한 대표적인 인물로 꿈을 이루기 위해 아이를 업고 촬영장을 동분서주하며 영화를 제작한 대표적인 ‘아프레걸’이었다.

작품은 여성의 사회활동이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도 꿈을 잃지 않았던 박남옥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가 남긴 유일한 영화 <미망인>의 서사를 교차하며, 시대를 앞서간 한 인간의 삶과 고뇌를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이번 공연에서는 초연의 두 배에 가까운 총 75명의 출연진이 참여해 풍성한 볼거리의 대형 연말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한편 박남옥의 일상 공간과 영화 <미망인> 속 세트장으로 나뉜 2층 구조 무대에 대형 LED 장치를 추가해 더욱 생동감 넘치고 감각적인 미장센을 구현한다. 또한 초연과 달리 이번 공연은 작품의 큰 흐름은 유지한 채, 새로운 무대 규모에 맞춘 수정·보완 작업도 이어져 주인공에 대한 관객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게 고뇌하는 박남옥을 조명하는 장면을 추가하고, 국악기와 소리꾼의 장점이 보다 돋보일 수 있도록 음악도 대폭 수정했다. 02-2280-4114

[문화캘린더]공연/연극/무용/뮤지컬

▲연극 | 언더스터디
일시 12월 21일~2022년 2월 27일
장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관람료 R석 6만6000원 / S석 4만4000원 / A석 2만원

프란츠 카프카가 쓴 가상의 미공개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블랙코미디 연극이다. 원래의 톱스타 주인공을 대신하게 된 언더스터디(대체배우) 제이크와 제이크의 언더스터디가 된 해리가 공연을 준비해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1577-3363

[문화캘린더]공연/연극/무용/뮤지컬

▲무용 | 호두까기인형
일시 12월 18~30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관람료 VIP석 12만원 / R석 10만원 / S석 7만원

차이콥스키 3대 발레 명작 중 하나로, 1892년 마린스키발레단에 의해 초연된 이후 꾸준히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작품을 유니버설발레단이 선보인다. 국내에서 1986년 초연 이후 35년 연속 매진을 기록한 크리스마스 대표 공연이다. 02-399-1000

[문화캘린더]공연/연극/무용/뮤지컬

▲뮤지컬 | 몬스터 할아방
일시 12월 17~19일 장소 이음아트홀 관람료 1만원

숲속에 있는 무시무시한 괴물이라 소문난 ‘몬스터 할아방’을 찾아가는 연이와 친구들의 모험을 담은 가족 뮤지컬이다. 다양한 소리를 따라 하며 같이 소리내고 움직일 수 있는 공연으로, 장애아동과 보호자, 장애단체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010-9068-9441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이미지
대한민국 최정예 겁쟁이들
오늘을 생각한다
대한민국 최정예 겁쟁이들
제2차 세계대전 전범의 아들 노다 마사아키가 쓴 <전쟁과 죄책>에는 포로의 목을 베라는 상관의 명령을 거부한 병사의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 관동군 중대장으로 근무했던 도미나가 쇼조의 증언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에서 포로를 베는 ‘담력’ 교육 도중 한 초년 병사가 “불교도로서 할 수 없습니다”라며 명령을 거부했다. 불교도로서 ‘살생하지 말라’는 계율을 지키려 했던 이 병사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홀로코스트 연구자 크리스토퍼 R. 브라우닝이 쓴 <아주 평범한 사람들>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학살 임무를 거부하고 총기를 반납한 나치 대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독일 101예비경찰대대 빌헬름 프라프 대대장은 유대인 학살 임무에 투입되기 직전 병사들에게 “임무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앞으로 나오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10명 남짓 병사가 앞으로 나왔고, 그들은 소총을 반납하고 대기했다. 그 병사들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각 부대에서 학살 임무를 거부한 병사와 장교들이 속출했지만, 나치 독일의 가혹했던 군형법은 이들에게 명령불복종죄를 비롯한 어떠한 형사처벌이나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