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당해도 떠나지 못하는 이유
<직장인 A씨> 최혜인 지음·봄름·1만4800원
노무사인 저자는 “당장 퇴사를 권하고 싶은” 수준의 심각한 갑질에 노출된 노동자들을 많이 만났다. 대다수 상담자는 괴로움을 호소하면서도 쉽게 직장을 떠나지 못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일 중심 사고에 익숙해진 나머지 일과 자신이 동일시되면서 자신을 뒷전으로 두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이런 생각에 익숙해지면 직장에서 겪는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기 쉽다.
저자는 “노동자를 겁쟁이로 만드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어보면서 실용적인 ‘직장 내 괴롭힘’ 대처법을 제시한다. 직장 때문에 힘겨운 이들이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노하우가 담겨 있다. 갑질 상사 때문에 괴롭지만 맞서싸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저자의 말대로 ‘소심한 저항’부터 해보자. 막말하는 상사와는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대답을 해주지 않는 식으로 불편한 내색을 해보자는 얘기다. 부록으로 수록된 ‘회사 잘 그만두는 법’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 | 스튜어트 러셀 지음·이한음 옮김·김영사·2만2000원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다. AI를 향한 인류의 시선은 양가적이다. 인공지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여기고 투자금을 쏟아붓는 이들이 있다. 이와 동시에 인류와 AI의 충돌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AI 분야의 권위자인 저자는 인간과 AI의 만남이 “왜 인류 역사의 마지막 사건이 될 수도 있는지”, “그렇게 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얘기한다.
▲감정연구 | 권택영 지음·글항아리·1만9000원
이성 우위의 사고방식이 왜 잘못됐는지를 심리학, 정신분석학, 뇌과학, 문학 텍스트에 기반해 차근차근 설명한다. 무엇을 어떻게 기억(회상)하는지가 각자의 개성을 만든다는 접근이 흥미롭다. 저자는 매 순간을 ‘따스하고 친근한 감정’으로 느끼고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당신이 그린 우주를 보았다 | 손희정 지음·마음산책·1만6800원
문화평론가인 저자가 <82년생 김지영>의 김도영 감독,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 <벌새>의 김보라 감독 등 13인의 여성감독과 대화했다. 이들은 남성 중심의 서사와 시선에 길들여져 온 관객을 뒤흔들어놓은 연출자들이다. 최근의 여성영화 흐름과 깊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1페이지 세계사 365 | 심용환 지음·빅피시·1만7500원
방송과 강연 등을 통해 역사를 알기 쉽게 전하는 젊은 역사학자의 신간이다. 저자는 세계사적 안목으로 우리의 역사를 냉정히 들여다볼 것을 제안한다. 인류문명의 시작부터 제3세계의 현대사까지 한권에 담았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