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外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글쓰기의 오랜 진화 여정

<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매슈 배틀스 지음·송섬별 옮김·반비·1만9000원

[신간]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外

고대에는 글을 쓰기 위해 활용한 양피지를 다시 쓰려고 원본 글이 지워진 자리에 새로운 글을 적기도 했다. 이렇게 이전 글 위에 새 글을 덧입힌 모습을 ‘팰림프세스트’라고 부른다. 저자는 이 팰림프세스트처럼 인간의 글쓰기란 언제나 이전의 흔적을 남기면서 진화해왔다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인류의 법과 종교, 역사에도 글쓰기의 흔적들이 새겨졌다. 필사 행위가 공동체 의식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글을 읽는 인간의 뇌에도 변화가 일어난 점 등은 바로 이렇게 글쓰기가 사람들의 삶과 공동체에 영향을 미친 사례들이다. 유튜브와 음성검색이 일반화된 현대, 이제 글은 수천 년을 이어온 지배적인 정보전달 매체라는 지위를 급격히 잃고 있지만, 저자는 과연 미래에도 이 변화의 흐름이 이어질지 면밀히 들여다보며 답을 준비한다.

글쓰기라는 행위가 어떻게 될지, 앞으로도 필요할지와 같은 의문에 답하기 위해 먼저 돌아보는 것은 글쓰기가 지나온 오랜 진화의 여정이다. 하지만 단순히 글쓰기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서술하기보다는 현재의 문제의식과 공명하는 흥미로운 사례들을 중심으로 영감을 준다. 인류의 태곳적 생각의 틀을 담은 신화 속에서는 문자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살피기도 하고, 놀이와 문자의 상관관계를 넘나들면서 글쓰기가 계속해서 변하는 것이자 스스로를 부수고 다시 만드는 성격을 띠고 있음도 밝혀낸다. 이와 같은 여정을 쫓다 보면 문자와 인간의 추상 능력과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글쓰기가 권력을 휘두르는 매개로 역할을 다해온 역사를 지나 인쇄술과 모스부호, 그리고 지금 같은 디지털화에 이르기까지 기술과 매체의 개입으로 글쓰기가 어떻게 변모해왔는지도 두루 볼 수 있게 된다.

[신간]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外

▲펭귄, 팀프러너가 되다 | 티모 레토넨 지음·김강현 외 옮김·착한책가게·2만4000원

공감과 소통, 협업능력,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정신을 바탕으로 한 기업가 교육을 지향하는 핀란드 티미아카테미아의 교육 이론과 철학,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을 중심에 두는 팀프러너(팀 기업가)는 어떻게 길러지는지 전한다.

[신간]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外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 노명우 지음·클·1만5000원

사회학자인 저자가 캠퍼스를 벗어나 자영업의 세계로 뛰어들면서 분투한 기록을 담았다. 작은 동네 서점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책을 읽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기대와 달리 차가운 현실에 부딪히고 책 파는 기술을 연마한 시간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신간]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外

▲만화로 미리 보는 의대 신경학 강의 | 안승철 지음·뿌리와이파리·1만6000원

의대 교수인 저자가 신경학에 관해 쉽게 알리기 위해 처음 만화까지 그렸다.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선 저자는 뇌와 신경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그려서 몸과 정신의 작용을 더 깊이 헤아릴 수 있게 해준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신간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