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예능이 대세다. KBS1 <6시 내고향> 6월 방송에서는 생경하면서도 신기한 그림이 연출됐다. 글로벌 걸그룹 트와이스가 출연해 마을 농부들과 모심기에 도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보이그룹 데이식스에 이은 <6시 내고향> 두 번째 출연 아이돌이다. 시골 예능의 위력일까. 이들의 깜짝 출연은 제작진의 섭외가 아닌 이들이 직접 출연을 타진해 성사된 경우다.

KBS1 <6시 내고향>에 출연한 아이돌그룹 트와이스
유명 방송인이나 스타들이 한적한 농어촌 지역으로 들어가 현지에서 얻은 식자재로 먹거리를 마련하고 함께 나눠 먹는 소소한 시골 예능은 이미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다양한 시골 예능을 선보인 나영석 사단은 여름방학 기간에 맞춰 실제 tvN <여름방학>이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정유미, 최우식이 시골집에서 음식을 하고 소일거리를 즐기고 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말 그대로 ‘여름방학 시골살이’를 관찰하는 예능이다.
MBC 새 예능 <안싸우면 다행이야>는 오지 체험을 택했다. 스포츠 스타 안정환, 이영표가 산으로 섬으로 휴대전화나 전기가 통하지 않는 곳으로 가서 하루를 보낸다. 두 사람의 ‘앙숙 케미’가 관전 포인트다.
좀 더 버라이어티한 분위기를 풍기는 새 시골 예능 <서울촌놈>도 있다. <1박 2일> 류호진 PD가 tvN 이적 후 선보이는 예능으로 해당 지역 출신 연예인이 직접 가이드로 나서 고향을 소개한다는 콘셉트다. 첫 회 장혁, 이시언, 쌈디로 ‘부산편’을 다녀왔고 예능 노출이 적은 이범수, 한효주가 ‘청주편’ 녹화를 마쳤다. 시청자들도 자신의 고향이 나오면 같이 빠져들고 자신의 고향을 기다리는 설렘도 준다.
tvN 예능프로그램 <바퀴 달린 집>도 시골로 향한다. 여진구와 성동일, 김희원이 바퀴 달린 집을 타고 한적한 곳에 머물며 소중한 이들을 초대해 식사를 하며 하루를 살아보는 예능이다. 제주, 고성, 문경, 담양 등 발길 닿는 곳으로 간 뒤 캠핑카를 정착하고 지인들을 부른다. 특산물로 만든 음식을 먹으며 소소한 행복을 전한다. tvN <온앤오프>도 가평에서 4년차 전원생활 중인 가수 겸 배우 김동완의 일상을 공개했다. 그는 직접 양봉을 하거나 동네 형님의 밭일을 도와주는 등 동네 청년회장 같은 친근한 매력을 뽐냈다.
예능 업계가 시골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얼까? 예능 속 ‘시골 붐’을 일으킨 건 단연 나영석 사단이다. 그는 <삼시세끼> 시리즈에서 보여준 시골에서 살아보기, 요리하기, 밥 먹기, 낚시하기, 텃밭 가꾸기 등은 파생상품처럼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영향을 줬다. 또한 ‘시골은 곧 힐링’이라는 시청자들의 감각은 시골 예능에 힘을 실어준다. 이제 심심한 듯 담백한 힐링 예능은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사태는 시골 예능의 붐을 이끌었다. 시청자는 ‘코로나 블루(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로 헛헛해진 마음에 위로가 필요하고, 제작진들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에 취약한 도심보다는 탁 트이고 한적한 시골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점이 출연자나 스태프들의 불안 요소를 물리적으로 줄일 수 있다. 저마다 다양한 관전 포인트를 가진 시골 예능, 또 어떤 진화를 보여줄까?
<이유진 스포츠경향 기자 882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