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글쓰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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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중심사회 여성의 언어 되찾기

<여성의 글쓰기> 이고은 지음·생각의힘·1만3800원

[신간]여성의 글쓰기 外

아이들이 모두 잠든 밤, 작은 등을 켜고 혼자 글을 쓰는 모습. 아이를 키우는 여성 작가들의 책 머리말에 자주 등장하는 풍경이다. “글쓰기는 여성에게 최적화된 노동”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글에서도 비슷한 모습은 또 한 번 드러난다. 비단 작가들뿐일까. 육아와 가사를 겸직해야 하는 이 땅의 많은 여성 직장인들은 집에 돌아와서도 늦은 밤까지 ‘투잡’을 해야 하는 굴레에 묶여 있다. 책은 글쓰기가 이런 여성의 현실에 잘 맞는 일이라는 점을 부각시키지만 이에 그치지도 않는다. 아이를 낳고 기르기 전까지 글쓰는 일을 하던 저자도 육아 때문에 꼼짝없이 경력단절을 경험한 뒤 다시금 글쓰기 경력을 이어붙이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겪었다. 저자의 깨달음은 글쓰기가 특히 여성이 혐오와 소외의 시대에 맞서 자신의 언어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라는 데까지 이어진다.

스스로 ‘알파걸’이라고 믿었던 저자는 남성 중심적인 거대한 질서 아래에서 버티고 버텼지만 결국 임신과 출산, 육아 이후에는 무너지고 만다. 여성이라 겪는 고통을 그제야 피부로 느끼게 된 뒤 할 수 있는 일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 것뿐이었지만, 한편으로 글쓰기만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해방구이기도 했다. 그리고 비로소 자신을 둘러싼 문제 가운데서 스스로의 목소리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자신만의 언어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라는 점도 깨달았다. 남성의 언어로 가득한 이 사회에서 여성은 자신의 언어를 찾아 헤매야 하고, 글을 쓰는 법을 연마하면서 생활의 혼란에서 비롯된 질문의 해답도 하나둘씩 찾아갈 수 있다. 책은 이러한 깨달음과 함께 글감을 찾고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실용적인 기술도 알려준다. 자신의 목소리를 찾은 뒤에는 타인의 목소리까지 함께 담기 위해서다.

[신간]여성의 글쓰기 外

▲제4차 산업혁명 | 김문수 지음·북코리아·1만5000원

4차 산업혁명은 현대 문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신인류가 출현하고 신기술에 기반을 둔 초연결사회가 구축되면서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것. 책은 4차 산업혁명의 실체를 데이터와 팩트를 바탕으로 쉽고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신간]여성의 글쓰기 外

▲사춘기 사전 | 박성우 지음·애슝 그림·창비·2만4000원

<사춘기 준비 사전>과 <사춘기 성장 사전> 두 권으로 이뤄진 사춘기 대비 안내서로, 사춘기 10대나 이들을 돌보는 부모세대 모두 사춘기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향하는 첫 번째 다리를 잘 건널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아준다.

[신간]여성의 글쓰기 外

▲우리는 코다입니다 | 이길보라 외 지음·교양인·1만8000원

‘코다(CODA·Children of Deaf Adults)’는 청각장애가 있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비장애인 자녀를 뜻한다. 수어(手語)로 옹알이를 하고, 소리보다 손과 표정을 통해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는 이들 ‘소리와 침묵 사이’ 경계인들이 자신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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