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가요계 윤곽은 이미 드러나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본적으로 많은 아이돌 그룹이 컴백과 데뷔를 이어가며 변함없이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또한 음악 경연 프로그램이 여전히 주류 트렌드임을 재차 입증할 듯하다. 힙합은 인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돌 그룹 영역에서는 신인 보이밴드 등장이 예정돼 있다. YG 엔터테인먼트는 새로운 남자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는 서바이벌 쇼 <YG 보석함>을 11월 중순부터 JTBC를 통해 내보내는 중이다. 바나나컬쳐 엔터테인먼트와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는 각각 3인조 트레이와 7인조 베리베리의 데뷔를 확정했다. 틴탑, 백퍼센트, 업텐션을 배출한 티오피 미디어, 방탄소년단이 속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도 신인 보이그룹을 선보인다.

JTBC
데뷔를 앞둔 이 그룹들은 여느 아이돌들처럼 수년간 연습하며 기량을 연마했을 테다. 그리고 이제 충분히 준비가 됐다는 제작자의 판단으로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일 게다. 여기에다 방탄소년단의 활약도 데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방탄소년단이 두각을 나타낸 덕에 K팝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확실히 커졌다. 외국 음악팬들의 눈길을 받기에는 지금이 적기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행을 도모한 Mnet <슈퍼스타K>는 사라졌지만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이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2018년만 해도 MBC <언더 나인틴>, 채널A <보컬플레이>, SBS <더 팬>, MBC 에브리원 <창작의 신: 국민 작곡가의 탄생> 등 다수의 프로그램이 안방에 배달됐다. 2019년 상반기에는 Mnet이 <프로듀스 101>의 네 번째 시즌 <프로듀스 X 101>을 방영한다.
음악으로 대결을 벌이는 방송이 1년 내내 계속되니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도 적잖다. 제작진들도 대중의 부정적인 반응을 의식해 조금씩 변화를 기하는 추세다. 참가 대상을 특정 세대로 한정하거나 방청객과 시청자의 투표로만 승자를 가리는 방식 등으로 차별화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룰의 변경보다는 전에 없던 소재를 택하는 것이 신선함을 내세우기에 더 좋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아카펠라를 메뉴로 한 <보컬플레이>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지향할 참신성에 대한 적절한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2012년 출범해 일곱 번째 시즌까지 방영한 Mnet <쇼미더머니>는 색다른 종목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한 대표 사례다. 힙합이 젊은 세대에게 두루 인기를 얻는 분위기를 제때 포착한 것이 흥행에 한몫했다. <쇼미더머니>가 히트하자 Mnet은 여성 래퍼들을 모은 <언프리티 랩스타>와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고등래퍼>도 제작했다. 이 중 <고등래퍼>는 2019년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이 프로그램들을 통해 나온 노래들은 발매 즉시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른다. 여기에 출연해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정식 데뷔의 꿈을 이룬 이도 꽤 된다. 이 프로그램들은 방송의 힘이 정말 막강함을 증명했다. 하지만 스타 래퍼는 이제 결코 언더그라운드에서 탄생할 수 없음을 일러 주는 씁쓸함도 남긴다.
<한동윤 대중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