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인공이 되는 법>서맨사 엘리스 지음·고정아 옮김 | 민음사·1만6000원
런던에 거주하는 이라크계 유대인 가정에서 자란 저자는 어려서부터 은연중에 느껴왔다. ‘부모님이 생각하는 내 인생의 해피엔딩은 어른이 되어 착한 이라크계 유대인 남자와 결혼하는 것’. 하지만 열성적인 책읽기를 통해 저자는 그런 삶은 자신의 바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가족이 원하거나 신이 마련해 둔 운명대로 갈 필요도 없고, 허구에 갇히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나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고.
내 인생의 이야기는 내 스스로 쓰겠다고. 이 책은 저자의 이 같은 결심과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미쳤던, 동고동락해 온 고전 속 여주인공 11명을 불러내 나눈 이야기들이다. 누구나의 동심 속에 자리잡은 인어공주와 빨간머리 앤, 재치와 기지를 지닌 셰에라자드, 주도적이고 강인한 스칼렛 오하라, 이상적인 결혼에 성공한 엘리자베스 베넷 등 잘 알려진 이야기 속 여성 주인공들이 어떻게 저자의 삶에 개입했는지 살펴보는 것이 흥미롭다. 저자는 현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다양한 페미니즘 연극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신간]여주인공이 되는 법-고전 주인공 11명이 내 삶에 끼친 영향](https://img.khan.co.kr/newsmaker/1276/1276_76b.jpg)
▲학교에 페미니즘을 | 초등성평등연구회 지음·마티·1만3000원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뿌리내리며 본격적으로 사회화되는 시기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다. 남학생 출석번호는 1번부터, 여학생은 51번부터 시작하고 교과서 속 엄마는 늘 앞치마를 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교사들이 모여 관성적으로 굳어진 교육 현장의 행태를 비판적으로 돌아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적 방안들을 나눴다.
![[신간]여주인공이 되는 법-고전 주인공 11명이 내 삶에 끼친 영향](https://img.khan.co.kr/newsmaker/1276/1276_76c.jpg)
▲문학과의 동행 | 염무웅 엮음·한티재·2만2000원
문학평론가 염무웅이 인터뷰이가 되어 김윤태, 황규관, 이주영 등 후배 평론가들과 나눈 대담 8편을 묶은 것이다. 저자가 문학에 입문하게 된 계기, 4·19혁명과 5·16 쿠데타 등을 거치며 동시대 문인들과 함께 했던 역사적 경험들, 문단에서 있었던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펼쳐진다.
![[신간]여주인공이 되는 법-고전 주인공 11명이 내 삶에 끼친 영향](https://img.khan.co.kr/newsmaker/1276/1276_76d.jpg)
▲잃어버린 잠을 찾아서 | 마이클 맥거 지음·임현경 옮김 현암사·1만5000원
예수회 신부였던 저자는 젊은 시절부터 수면무호흡증을 앓는 등 수면과 관련한 심각한 고통을 겪었다. 이 같은 어려움은 수면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고 과학적으로 접근하게 했다. 또 고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에디슨에 이르기까지 잠이 어떤 의미였고 어떤 역사적·문화적 의미였는지 살펴 정리했다.
![[신간]여주인공이 되는 법-고전 주인공 11명이 내 삶에 끼친 영향](https://img.khan.co.kr/newsmaker/1276/1276_76e.jpg)
▲억울한 사람들의 나라 | 최태섭 지음·위즈덤하우스·1만4800원
최순실·이명박도 억울함을 호소하고 여성혐오를 자행해 온 남성들도 ‘역차별’ 운운하며 억울하다고 한다. 갑질로 물의를 빚은 사장도 억울하다는데 한국 사회는 진짜 억울함과 가짜 억울함이 교차하는 ‘불행 배틀’의 사회다. 저자는 한국 사회 억울함의 객관적 기원을 찾으면서 서로 피해자 자리를 차지하려는 행태를 지적한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