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되 시장-종교란 렌즈를 통해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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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된 시장>
하비 콕스 지음·유강은 옮김·문예출판사
1만8000원

[신간]신이 되 시장-종교란 렌즈를 통해 본 세상

현대사회에서 시장은 ‘유사종교’다. 오늘날 시장은 신과 마찬가지로 전능하고 전지하며 편재한다. ‘하느님이 우리의 모든 소원을 아시는 것’처럼 시장은 우리 마음 속 가장 깊숙한 비밀과 은밀한 욕망을 안다. 이제 인간에게 죄의식을 심어주는 것은 전통적인 종교의 신이 아니라 무정한 얼굴을 한 시장이다. 과거의 신이 신자에게 안식일과 명상, 기도와 금식을 요구했다면 현대의 시장신은 자기계발이라는 고행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걸 사면 당신은 행복해질 것이다’라는 복음을 설파한다.

세계 10대 신학자인 하비 콕스는 자본주의에 기반한 불평등한 현대사회를 바라보며 이같이 진단한다. 이 진단을 위해 그가 사용한 ‘도구’는 종교와 신학이라는 렌즈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구사하는 어휘가 ‘창세기’나 ‘로마서’와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그는 이 도구를 흥미롭게 활용해 우리 사회가 시장에 대해 품는 신앙의 본성을 통찰해낸다.

[신간]신이 되 시장-종교란 렌즈를 통해 본 세상

▲노래의 언어 | 한성우 지음·어크로스·1만6000원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말과 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사람’이다. 그런데 노래 가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는 뭘까. 예상하듯 ‘사랑’이다. 사랑을 빼면 노래가 되지 않는 걸까.
국어학자인 저자는 1920년대 가요부터 현재 방탄소년단의 노래까지 모두 2만6000여곡을 바탕으로, 우리 ‘유행가’가 사랑하고 기억한 언어를 분석하며 당대의 문화와 이슈들을 소환한다.

[신간]신이 되 시장-종교란 렌즈를 통해 본 세상

▲더 저널리스트 조지 오웰 | 조지 오웰 지음·김영진 엮고 옮김 | 한빛비즈·1만7000원
<1984> <동물농장>의 저자 조지 오웰은 격동의 20세기 전반기를 뛰어난 저널리스트로 살아냈다. 이 책은 기사와 칼럼 중에서 그의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글을 모은 것이다. 우리 사회가 무엇을 지향해야 할지, 지식과 진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의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신간]신이 되 시장-종교란 렌즈를 통해 본 세상

▲웃음의 철학 | 만프레트 가이어 지음·이재성 옮김 글항아리·1만8000원
역사상 가장 총명한 인간들, 즉 위대한 철학자들을 통해 웃음의 의미를 살펴본다. 플라톤에 대한 상찬이 기본이 되는 여느 책과 달리 철학에서 웃음을 ‘추방’했던 플라톤을 비판하는 것으로 시작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신간]신이 되 시장-종교란 렌즈를 통해 본 세상

▲나는 진보인데 왜 보수의 말에 끌리는가| 조지 레이코프·엘리자베스 웨홀링 지음 나익주 옮김·생각정원·1만4000원
보수는 정말 위기일까? 한국의 상황을 보면 일견 그런 듯도 하지만 진보정권이 이끌던 미국과 유럽은 오히려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은 진보와 보수가 어떻게 다른 프레임을 형성하는지, 또 보수의 프레임이 더 활성화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인지언어학자의 대담집이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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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