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서비스, 공존의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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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카오톡이 통신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7월 12일 구글코리아가 발표한 ‘2012 상반기 인기 검색어 랭킹’에 따르면 IT부문 최다 검색어 1위는 카카오톡이 차지했다. 국민 메신저 자리를 꿰찬 카카오톡이 이번에는 mVoIP를 제공하겠다고 나서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주목받는 핫 이슈가 된 것이다.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mVoIP를 OTT 서비스라 부른다. OTT는 오버더톱(Over the Top)의 약자로 톱(Top)은 TV에 연결된 셋톱박스에서 유래했듯이 원래 OTT 서비스는 넷플릭스(Netflix)나 훌루(Hulu)처럼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전달하는 비디오 서비스만을 의미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OTT 서비스가 전통적 통신 서비스인 음성 및 SMS와 유사한 VoIP, mVoIP,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까지 진화하면서 영역을 확장했다.

무료통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스토리의 카카오톡.

무료통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스토리의 카카오톡.

OTT 서비스의 진화는 해외에서도 유사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통신전문 조사기관인 OVUM은 최근 보고서에 mVoIP와 같은 OTT 서비스를 유령에 비유하면서 ‘The spectre of mVoIP is haunting the industry’라고 표현하였다. 즉, mVoIP가 현재로선 그 영향이 불확실하지만 통신시장을 끊임없이 위협하면서 결국에는 통신시장을 폭풍처럼 뒤흔들 수도 있으며, 죽이려 해도 죽일 수 없는 유령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OTT 서비스와 기존 통신 서비스 영역이 겹쳐지면서 경쟁관계를 형성했고, 겹치는 영역에서의 경쟁구도가 미래의 화두가 되었다. OTT 서비스 사업자 간 경쟁이 심화되어 부침이 있을 수는 있으나 스마트폰 가입자가 증가하고 네트워크가 고도화됨에 따라 OTT 서비스 생태계가 조성되면서 통신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OTT 서비스 제공에는 막대한 자본금도 별로 필요 없으며, 규제 및 제도권 영역 밖에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점도 OTT 서비스 확산의 동력이 될 것이다.

OTT 서비스는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OTT 서비스 사업자가 통신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해주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적정 통신 품질을 유지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기존 사업자를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그 해결책을 모색할 시점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OTT의 개념과 유사한 OTC(Over the Counter) 개념이 존재하는 금융산업과 제약산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금융산업의 경우 증권거래소 밖에서 유가증권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비공식 시장을 장외시장(OTC market)이라 부르며, 제약산업의 경우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사는 의약품을 일반의약품(OTC drug)이라 부른다. 마치 OTT 서비스가 전통적인 방송통신 사업자를 통하지 않고 기존 영역과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제공되는 개념과 비슷하다.

이러한 서비스는 이용자 편익을 증대하는 측면이 있으나 무분별한 성장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제약산업과 금융산업에는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틀이 존재한다. 제약산업의 경우 의약품을 약품 안전성에 따라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구분하여 소비자의 접근성을 차별화하며 상황에 따라 등급을 변경하고 있다. 금융산업의 경우도 한때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각광받으며 제도권 밖에서 성장한 장외 파생상품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오자 최근 장외시장의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OTT 서비스가 기존 통신영역을 완전히 대체할 경우 통신사업자뿐만 아니라 통신시장 전체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것이다. 따라서 OTT 서비스가 무분별하게 활성화되기 전에 OTT 서비스 사업자와 기존 통신사업자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 해법 중 하나가 타 산업에서처럼 OTT 서비스 영역의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것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OTT 서비스의 품질 기준 마련 등 룰 세팅(rule setting)으로 미래에도 통신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해본다.

<유태열 kt경제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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