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사죄는 언제” 애타는 마지막 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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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일 사죄는 언제” 애타는 마지막 배웅

뜨거웠던 정오의 볕은 고 이옥선 할머니 얼굴로 쏟아지고 있었다. 부축을 받으며 느릿하게 걸어 나온 이용수 할머니(97)가 오랜 친구의 영정 앞에 다가가 손을 흔들었다. 액자 속의 할머니와 액자 밖의 할머니는 모두 웃고 있었다. 이용수 할머니는 친구의 영정 앞에 카네이션 한 송이를 내려놓으며 이야기했다. 남은 자가 떠난 자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였다.

“잘 가게 고생했네.”

매주 수요일 정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들은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으로 모여든다. 지난 5월 14일에 열렸던 제1700회 수요시위에서는 사흘 전에 세상을 떠난 이옥선 할머니를 기렸다.

이용수 할머니가 물었다. “정부는 우리의 죽음을 기다리는가?” 33년간의 시위에 정부는 침묵했다. 침묵은 국가의 방식이었고, 기다림은 피해자의 몫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이제 6명이다.

<이준헌 기자 he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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