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카페거리에서는 2014년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플로잉마켓’이라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얼핏 보면 평범한 지역 벼룩시장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플로잉마켓’은 판매자들에게 받는 접수비의 20%를 미혼모를 후원하는 데 쓴다.
![[주목! 이 사람]미혼모 후원 벼룩시장 <플로잉마켓> 양유진 대표 “많은 이에게 기부문화 퍼지기를”](https://img.khan.co.kr/newsmaker/1237/170724_1237_79_8.jpg)
미혼모 프로젝트를 기획한 양유진 ‘플로잉마켓’ 대표(37)는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미혼모를 돕고 싶었다. 주변에서 막막하게 사는 미혼모 얘기를 듣게 되면서 후원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Flowing은 ‘계속 흐르다’를 의미한다. 미혼모 후원처럼 기부하는 문화가 많은 사람에게 퍼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플로잉마켓’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통계청에서는 전국의 미혼모 숫자를 2만4000여명으로 집계했다. 신분 밝히기를 꺼리는 미혼모의 특성상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플로잉마켓’은 미혼모에게 금전적으로 후원하는 이외에도 비영리단체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와 ‘러브 더 월드’로부터 미혼모를 소개받아 직업교육을 하고 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무료로 미혼모에게 수공예 교육을 해주고 있다. 미혼모들은 수공예 전문 강사에게 3∼6개월 동안 교육을 받는다. 양 대표는 “금전적 지원은 미혼모에게 일시적 도움밖에 줄 수 없지만, 직업교육은 미혼모가 자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재단의 ‘양육 미혼모 모자가정 건강지원사업 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미혼모 중 직업이 없는 사람은 49%다. 하지만 수공예 교육을 이수한 미혼모들은 수공예 전문 강의, 수공예품 제작, 수공예품 판매 등으로 벌이를 하고 있다.
양유진씨는 프리랜서 성우로 활동한다. 작년에 태어난 아이가 있는 엄마지만, 영화와 게임 더빙, ‘플로잉마켓’ 일을 병행하고 있다. 일이 있을 때마다 아이는 남편과 친정엄마에게 맡긴다. ‘플로잉 마켓’은 처음에 10여명이 참여한 소규모 벼룩시장이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100여명이 참여하는 벼룩시장이 됐다. 하지만 2015년 인근에 백화점이 문을 열면서 마켓 운영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화점 입점으로 골목상권이 축소되면서 카페거리의 일부 상인들이 ‘플로잉마켓’도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고 양 대표는 말했다.
마켓 수익금이 쪼그라들면서 미혼모 후원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교단체와 개인의 후원, 스태프들이 다른 일을 하면서 번 돈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플로잉마켓’은 미혼모와 전문 상담센터를 연결해주고 있다. “미혼모가 갑자기 상담 약속을 파기하거나 상담을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양 대표는 말했다. ‘플로잉마켓’은 온라인 마켓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마켓 역시 수익금의 20%는 미혼모 지원에 쓰인다. 양 대표는 ‘플로잉마켓’을 찾는 발걸음이 많아지면, 미혼모뿐만 아니라 한 부모 가정 자녀처럼 자립이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 후원을 확대할 생각이다.
<정상빈 인턴기자 literature09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