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입학보장제로 대입 폐해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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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 진영은 앞다투어 자신들의 비전을 내놓는다. 시민들의 삶에 연관된 핵심 공약이 부동산과 교육이다. 특히 교육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청사진과 해법을 내놓는다. 2월 초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내놓은 5-5-2 학제개편안이 대표적이다. 초·중등 학년제를 현행 6-3-3에서 5-2-2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역시 유력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1월에 낸 책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서울대·지방국공립대 공동학위제’를 도입해 대학 서열화를 완화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국공립 통합 네트워크, 대학 평준화 말고도 교양대학안이라는 것도 있어요. 대학 1학년과 2학년에는 너무 경쟁시키지 말고 전공 선택을 3학년 이후에 하도록 제도화하자는 것인데, 문제는 이런 안들이 무슨 말인지는 감을 잡을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 아이들의 삶이 어떻게 좋아지는지 잘 모르겠다는 겁니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53)의 말이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대선공약은 설계도가 아니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돼 있는 ‘조감도’를 보여줘야 하는데, 너무 공급자 위주로 논의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약 12~14년 전, 기자가 교육분야를 담당할 때 송 대표의 직함은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였다. 그와 참교육학부모회 윤지희 전 회장이 공동대표를 맡아 2008년 출범한 단체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다.

송 대표를 비롯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내놓고 있는 대안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대학입학 보장제’다. 아이들이 고등학교에서 일정 정도 학력수준을 달성하면 더 이상 까다로운 조건을 걸지 않고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이다. 지원자가 몰리는 특정 인기학과가 있을 텐데, 가능한 이야기일까. “물론 다 가능한 것은 아니지요. 1지망에서 6지망까지 선택할 수 있는데, 대학이 요구하는 최저등급을 맞췄으면 그 6개 중 하나는 되는 것을 보장한다는 뜻이 됩니다.” 모든 학교가 강제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 혁신에 대한 고강도 플랜을 제시하는 학교부터 국가 지원을 통해 ‘대학입학 보장제’가 실시되는 학교그룹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현행 수능제도를 유지한 채, 지방 국·공립대학교부터 교육의 질을 바꾸면서 실시가 가능한 안이라고 했다. 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송 대표는 기자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자주 되물었다.

잘 모르겠다. 적어도 현재의 학벌 프레임, 대학에서 공부한 내용보다 어느 어느 대학을 나왔다는 대학 간판 브랜드 중심의 현행 고등교육 문제에 대한 인식은 공감이 간다. 문제는 대학교육 자율성을 해치는 방향으로 변질됐을 경우다. “물론 대학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정리해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위원회와 같은 조직이 교육부와 관계없이 만들어져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고요. 입학보장제의 도입을 위해서는 위로부터의 강제력, 이를테면 대선공약화하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에 정책요구를 하는 겁니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취업 때 그 사람의 능력이 아닌 출신학교를 보는 것을 금지하는 법·제도와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대선 후에도 운동을 계속할 것이고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에서는 이미 관련 토론회를 다섯 차례 진행해 왔고, 3월 22일 정식으로 ‘대학입학보장제국민운동본부 출범식’을 열 계획이다. 이 단체가 중심이 돼 통과시킨 선행학습금지법 등은 보수정부에서도 일정한 성과를 냈다. 대학입학 보장제는 어떻게 될까. 단체와 송 대표의 활동을 주목하는 이유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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