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불면증은 만병의 근원](https://img.khan.co.kr/newsmaker/1139/20150818_68_02.jpg)
올여름 열대야에 잠을 뒤척여 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온도와 습도가 높아 괴물의 진액처럼 끈적끈적한 가운데 잠이 제대로 올 리 만무하다. 열대야뿐 아니라 평소에도 불면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잠을 청하지만 몇 시간씩 뒤척이고, 잠은 잔 것 같은데 계속 피곤하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무척 힘이 든 경우가 모두 불면증에서 비롯된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피로가 풀리지 않고 누적돼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이것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증상이 오래 가면 신체적인 문제와 함께 정신적 질환 여부까지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한방에서는 낮 시간 또는 활동적인 것은 양(陽), 밤이나 휴식하는 것은 음(陰)으로 분류한다. 낮에는 양의 역동적인 에너지로 활동하다가 밤이 되면 천지의 기운이 음으로 바뀌면서 몸의 상태도 활동성이 떨어져 몸이 나른해지고 잠이 오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과다한 스트레스나 많은 생각이 지속될 경우 몸은 안정을 취할 여유도 없이 계속 흥분된 양의 상태가 유지된다. 그런 상태에서 잠자리에 드는 것은 몸이 계속 활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게다가 잠자리가 불편하거나 조명, 온도, 습도 등이 정상을 크게 벗어날 경우 잠은커녕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꿈은 평상시 생각하고 염려하는 것들이 잠을 자는 동안 무의식 속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각이 많은 사람이 꿈을 많이 꾸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편안하고 깊은 잠을 자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이 긴장상태를 벗어나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불면증은 국내 성인 3명 중 1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우울증, 소화불량, 심혈관계 질환 등을 유발하는 만병의 근원이다. 잘 먹고 잘 자는 것은 건강의 기본인데, 기본이 깨지면 건강도 같이 망가진다. 수면문제가 한 달 이상 장기간 지속돼 낮 활동에 영향을 줄 경우에는 만성적인 수면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하고, 따뜻한 우유나 대추차 등을 마시면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 잠이 잘 오지 않는다고 수면제를 복용하면 수면의 질이 더 떨어져 충분한 휴식이 되지 않는다. 자주 복용하다 보면 습관성에 빠져 약 없이는 잠을 못 자는 상태까지 갈 수 있다.
<변희승 여의도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