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빵마저 내수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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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살다 보니 이제 빵도 내수차별이네요.” 6월 중순,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을 본 누리꾼 반응이다. 내수차별? 주로 공산품 영역, 자동차나 휴대폰 쪽에서 나오던 이야기다. 해외수출용 제품의 스펙이 국내에서 팔리는 제품보다 훨씬 좋거나 아니면 가격이 국내에 비해 월등히 싸거나. “한마디로 국내 고객을 호구로 보는 거죠.” 비난의 대상이 된 제빵업체는 어디일까.

누리꾼 사이에서 내수차별 논란을 일으켰던 파리바게뜨 파리 1호점 빵 리뷰글 | 트위터

누리꾼 사이에서 내수차별 논란을 일으켰던 파리바게뜨 파리 1호점 빵 리뷰글 | 트위터

파리바게뜨다. 파리바게뜨 파리지점에 줄을 선 외국인 손님 사진을 올린 뒤, 진열되어 있는 빵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한 누리꾼은 이렇게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이상한 스펀지맛 밀가루덩어리 팔면서 파리지점에서는 장인정신 터지는 거 팜. 장난치냐.”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무리 해외지점이라고 하더라도 한국에서 재료를 공수해가지 않는 한, 들어가는 재료는 현지에서 구입할 수밖에 없다. 인력도 마찬가지. 숙련된 현지 제빵사를 고용해 만들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브랜드를 제외하고 빵맛이나 가격은 처음부터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사진 속 ‘딸기가 올라간 케익’의 가격이 4.2유로로 책정돼 있는 것을 보고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약 5200원인데, 이를테면 국내 파리바게뜨에서 파는 ‘초코가 달콤한 시간케익’이 5000원이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조각케이크 가격에 비춰봤을 때 생과일이 올라갔으면 훨씬 비싸야 하는데 외국에서는 싸게 팔고 있다는 것이다. 이 누리꾼의 결론. “결국 ‘파리 크라상’ 이상의 퀄리티를 내면서 가격은 파리바게뜨 급으로 공급을 해준다는 게 문제죠.”

파리 크라상과 파리바게뜨는 모두 SPC그룹이 운영하고 있다. 파리 크라상 쪽이 좀 더 고급 브랜드. 당연 비싸다. SPC 쪽은 어떻게 대답할까. “파리 바게뜨라는 이름으로 파리에 진출했지만, 경쟁환경이 국내와 다릅니다.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는 프리미엄 시장 쪽에서 파리바게뜨라는 브랜드로 론칭했습니다.” SPC 측 설명에 따르면 프랑스의 경우 빵 시장은 크게 둘로 나뉘어 있다. 블랑제리와 ‘파네트리’ 또는 ‘테흐미날 드 퀴숑’으로 불리는 빵집이다. 블랑제리는 허가받은 제빵 장인들이 운영하는, 일종의 프리미엄 빵집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싼 대규모 리테일 시장이 뒤에 언급한 ‘파네트리’ 또는 ‘테흐미날…’이다. “파리바게뜨가 파리에 진출할 때 포지셔닝을 프리미엄 시장, 즉 블랑제리 쪽으로 했습니다. 사진은 우리 매장이 맞아요. 파리 1호점인 샤틀레점입니다.” 이 관계자는 실제 팔리는 빵가격도 파리 현지와 비슷한 카테고리 제품이 국내보다 2배 정도 더 비싸다고 덧붙였다. “사실 논란이 되는 것을 알았지만 딱히 대응하기도 뭐해서 안 했습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웃자고 이야기하는 것인데 정색하고 달려들 일도 아닌 것 같고….” 수긍할 만한 답이었는지. 이 관계자는 “곧 파리 2호점을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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