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교사 출신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최홍이 위원장과 교수 출신의 문용린 교육감은 학교 현장을 바라보는 눈이 무척 다르다. 보수성향의 문 교육감이 ‘행복교육’을 외칠 때 진보성향의 최 위원장은 ‘교육격차 해소’를 주장하는 식이다. 문 교육감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학교평가나 혁신학교 감사를 놓고도 문 교육감과 최 위원장은 평행선을 달린다. 문 교육감과 대척점에 서서 감시와 비판을 하는 최 위원장을 만나봤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실시하는 40개 지표에 의한 학교평가에 대해 이런저런 불만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학교평가는 필요하다. 학교평가의 근본 목적은 교육 내용이나 교수 학습지도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 교육감은 학교평가를 하는 데 있어, 과정은 빼고 수치로 나타나는 결과만 가지고 평가를 한다니까 학교 현장에서 점수 높이기 경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표지이야기]최홍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결과만 평가해 학교간 경쟁 심화”](https://img.khan.co.kr/newsmaker/1035/20130723_1035_A18a.jpg)
학교평가를 학교별 성과급이나 학교장 경영능력 평가와도 연계시키면서 더욱 경쟁이 심해졌다는 목소리가 높다.
“학교평가 문제는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드러나는 부작용과 비슷하다. 일제고사의 목적은 학생들의 성취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고,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많은 학교에 행정·예산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일제고사의 본래 목적은 사라지고, 학교를 1등부터 꼴찌까지 줄세우는 현상만 부각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학교평가도 마찬가지다. 학교평가는 전수조사 대신 지구별로 표집조사를 해야 한다. 강남지역의 학교냐 강북지역의 학교냐에 따라 특성이 모두 다르다. 표집조사를 통해 각 지역 학교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지원을 하면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행정업무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해명하는데.
“서울시교육청의 해명대로라면 교사들의 행정업무가 줄어야 한다. 정말 그런가. 아니다. 오히려 더 늘어났다. 교사는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전공이다. 서류 정리에 필요한 엑셀 프로그램을 잘 돌려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학교평가에 경쟁이 붙으면서 잡다한 일이 교사에게 전가되고 있다. 1년마다 학교를 평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교육과정에 대한 결과물이 어떻게 1년 만에 나올 수 있나. 걸어가면서 생각해야 할 교사들을 100m 달리기 시키면서 생각하게 만드는 꼴이다.”
학교평가에 대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자 서울시교육청은 방문평가단으로 이를 보완하겠다고 한다.
“방문평가단의 부작용도 클 것이다. 방문평가단은 친분이나 학연, 지연에 따라 학교평가가 좌지우지될 위험성이 크다. 학교성과급 평가에서 혁신학교가 대부분 B등급을 받은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교육감의 색깔에 따라서 방문평가단도 학교를 평가할 것이다.”
문 교육감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부모와 학생이 요구하는 교육을 하겠다는 발언을 보면서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혁신학교에 대한 무리한 감사를 시작하는 것을 보고 기대를 접었다. 문 교육감이 말한 행복교육은 곽노현 전 교육감의 혁신학교와 다른 점이 없다. 부모와 학생이 모두 행복한 학교를 만들자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왜 부모와 학생이 요구하는 혁신학교를 반대하나.
<글·최영진 기자 cyj@kyunghyang.com>
<사진·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