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떨어지면 냉증인 사람들은 더욱 불편함을 몸으로 느끼게 된다. 수면양말을 신고 내복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모자를 준비하거나 장갑을 끼어도 시린 느낌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신체 일정 부분만 시리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은 코가 시려서 여름이고 겨울이고 할 것 없이 마스크를 끼고 다닌다. 그 원인과 계기도 다양한데 어떤 젊은 여성은 축농증 수술을 하고 난 다음부터 차가운 공기만 쐬면 콧속은 물론이고 코의 윗부분이 시리고 아파서 울고 싶다고 호소했다. 어떤 아주머니는 갱년기가 시작되면서 코가 시려서 항상 손으로 코부분을 쥐고 외출한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집안에 있어도 코가 시려서 자꾸 집안 온도를 높이는데, 볼은 빨개질 정도인데도 코의 감각은 여전히 차갑게 느껴진다고 한다.
허벅지나 종아리 바깥쪽이 시리다고 호소하는 분도 있다. 팔뚝이나 어깨 부위가 차고 감각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치료를 받았지만 별로 호전되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분도 적지 않다. 입술이 시리다고 호소하는 사람, 머리의 정수리 부분이 시려서 항상 모자를 써야 한다는 사람 등 그 양태가 실로 다양하다.
이처럼 각각 다른 신체부위의 시림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는데, 일부는 신경의 손상이나 눌림으로 인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랫배가 차고 몸의 원기가 떨어져서 신체의 위쪽과 아래쪽의 체온조절에 이상이 발생해서 불편함을 느끼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
우리 몸은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생리기전을 발휘한다. 주로 혈관의 확장과 수축을 통해 몸속의 혈류량을 조절한다. 여름에는 피부 바깥쪽으로 혈류량을 늘려서 몸속의 온도를 낮춰주고, 겨울에는 피부나 팔다리쪽의 혈관을 수축시켜서 몸 안쪽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기전이 작동하게 된다.
![[헬스케어]특정 신체 일부가 시린 이유](https://img.khan.co.kr/newsmaker/1014/20121211_66_1.jpg)
이 과정에서 원기가 부족하고 아랫배가 차가운 사람은 신체 일부분, 즉 코·귀·손·발 등의 조직에 혈류량이 감소하게 되고 시리고 차가운 느낌이 강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고 몸의 원기를 보강하면서 맥에너지를 키울 필요가 있다. 신체 일부가 시린 경우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양말이나 장갑보다는 쑥뜸 한 장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김달래 <김달래한의원장, 경희대한의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