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설계]소음인 냉증 향신료가 효과](https://img.khan.co.kr/newsmaker/972/20120424_972_66b.jpg)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음식은 맵다. 고추 같은 양념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1700년대에 이르러 한반도에 도입된 고추는 음식 조리법에 여러가지 변화를 일으켰다. 고추는 남미가 원산지이지만 재배할 수 있는 기후조건이나 토양환경이 까다롭지 않다. 이 때문에 고추는 전국적으로 재배되어 한국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양념이 됐다.
고려시대에는 자생적인 향신료 외에 서역에서 후추가 들어온다. 후추는 요즘도 우리나라에서 재배되지 않는 작물이다. <고려사> 공양왕조에 보면 유구(오키나와의 옛이름)의 사신이 후추 300근을 가져왔다는 기록이 있고, 신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원나라 시대의 해저 유물선에서도 후추가 발견됐다.
후추는 조선시대까지도 귀중한 향신료였기 때문에 상류계층에서 사용하거나 약재로만 한정적으로 이용됐다. 유성룡이 임진왜란 때 쓴 <징비록>(懲毖錄)에는 일본 사신이 우리나라에 왔다가 술자리에서 후추를 뿌리자 자리를 함께 했던 벼슬아치나 악공, 기생 등 모든 사람들이 후추를 줍느라 야단법석을 떨었다는 기록이 있다.
향신료에 대한 욕구는 우리보다 유럽인들이 더 심했다. 근세의 유럽에는 냉장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유럽인들은 소금에 절인 저장육이나 북해에서 잡은 생선을 절여 건조시킨 것을 먹었다. 향기나 매운 맛이 나는 향신료를 사용해서 맛을 돋우지 않으면 먹기 어려웠다. 콜럼버스나 마젤란이 대항해를 떠난 이유도 신대륙을 발견하고자 한 측면만큼이나 비싼 향신료를 구해 일확천금을 노린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유럽인들은 인도산 후추와 계피를 좋아했다.
체질적으로는 소음인들이 냉증에 가장 많이 걸리는데, 입맛이 까다롭고 근육이 잘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음인 중에 식욕이 없고 몸이 찬 사람의 경우 고추나 마늘, 계피, 생강 등의 향신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냉증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소양인과 태음인이 향신료를 많이 먹으면 오히려 속이 쓰리거나 설사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달래<김달래한의원장, 경희대한의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