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50여 일, 가족들을 통해 듣는 옥중근황
1월 6일로 ‘희망버스’의 기획자 송경동 시인(45)과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노동실장(43)이 옥에 갇힌 지 50일째가 됐다.
송 시인의 아내인 박수정 작가는 14살 난 아들을 데리고 열흘에 한 번 정도 송 시인을 면회하고 있다. 부산구치소에 갈 형편이 되지 않을 때는 근처 교정시설에서 화상접견으로 남편을 만난다.

지난해 11월 15일, 송경동 시인(마이크)과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노동실장(맨 오른쪽)이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서 경찰에 출두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송 시인과 함께 구로노동자문학회에서 활동해온 박 작가는 “남편이 구속되니까 용산참사, 쌍용차 파업, 유성기업 파업에서 억울하게 갇힌 양심수 분들이 더 생각났다”고 말했다. 특히 박 작가는 용산참사 수감자들을 기억했다. 송 시인은 2009년 1월 20일 용산참사 당시 구속된 철거민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데 앞장선 바 있다.
“희망버스는 승객들의 말과 표현”
현재 송 시인은 옥중임에도 불구하고 편지를 통해 끊임없이 세상에 말을 걸고 있다. 그가 보낸 편지는 언론을 타고 사람들에게 전달됐고, 세상은 그의 노력을 기억했다.
송 시인은 민주시민언론연합에서 시상하는 민주시민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송 시인은 옥중편지 형식으로 12월 24일 보낸 수상소감에서 “이 상은 내 개인이 받아서는 안 되는 상이다. 희망버스는 승객 한 사람이 한 사람씩의 살아있는 미디어처럼 움직였던 수많은 말과 표현의 버스이기도 했다”고 적었다.
이어 송 시인은 기성 언론의 보도 태도를 비판했다. “언제부턴가 기성 언론들에 거리나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호흡하는 살아있는 말들, 표현, 행동들은 전혀 반영이 안 된다. 집회시위를 다루는 사회면이나 사진기사에 가끔 한두 줄 반영될 뿐이다.”
사실 정진우 실장에 비하면 송 시인은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편이다. 정 실장의 아내인 김선아 진보신당 부대표는 “남편에 대한 보도가 적은 데 대해 사실 섭섭한 마음도 있다. 특정 정당의 당직자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배제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부부이자 같은 당의 당직자이기 때문에 김 부대표는 주로 당직자들과 함께 남편에게 면회를 갔다. 면회 시 대화 내용도 노회찬·심상정·조승수 전 진보신당 대표의 탈당 이후 어려워진 당의 사정에 관한 것이었다.
정 실장 부부에게는 13살, 12살 난 두 아들이 있다. 김 부대표는 “가끔 애들이 아빠를 빨리 보고 싶다고는 하지만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대표는 정 실장 구속이 진보신당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희망버스는 우리 당의 사업이기도 했다. 정당 당직자가 당 방침을 수행한 것을 가지고 탄압하는 것은 공식적 정당활동에 대한 도전이다”라고 말했다.
김 부대표는 “두 사람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리는 17일 제출할 탄원서를 만들고 있다. 희망버스뿐만 아니라 용산참사 등 다른 양심수들이 당장 사면될 수 있도록 진보신당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백철 기자 pudmake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