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태안에 꽃향기가 진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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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안면도국제꽃박람회’ 4월 24일부터 5월 20까지 열려

[사회]태안에 꽃향기가 진동한다

푸른 파도와 하얀 백사장, 우뚝 솟은 송림(松林) 그리고 1억 송이 꽃….
‘2009 안면도국제꽃박람회(www. floritopia.or.kr)’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행사가 열리는 충남 태안군 안면읍 꽃지해수욕장 백사장 인근이 바빠졌다. 23일 오전 9시 꽃박람회조직위 본부 주변에는 박람회 전시장 설치 작업에 나선 굴착기와 불도저의 굉음이 끊이지 않는다. 행사 관계자와 인부 들의 손놀림도 분주한 모습이다. ‘꽃샘추위’가 몰아치면서 체감온도는 영하로 뚝 떨어졌지만 오히려 행사 관계자들은 이를 기다렸다는 듯 밝은 표정이었다.

꽃박람회조직위 강재규 대변인은 “봄날이라고 하기에는 추운 날씨지만 행사 때 만개해야 할 꽃들에는 더할 수 없이 좋은 조건”이라며 “다음 달이면 푸른 파도와 어우러지는 1억 송이 꽃이 펼치는 대향연을 직접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7년 만에 열리는 국제공인 꽃박람회
같은 날 오후 인근 태안읍 송암리 백합종구단지 비닐하우스는 아낙네들의 손길로 분주했다. 아낙 5~6명이 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허리를 굽힌 채 노란색, 하얀색 펜지꽃을 일일히 손으로 다듬고 있었다. 실내온도는 20℃. 0.6℃를 기록한 바깥온도와 무려 19.4℃ 차이가 났다. 꽃잎을 손질하는 아낙네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기까지 했다.

문미자(55·송암1구)씨는 “힘들기는요? 제 손길이 한 번 스칠 때마다 꽃들이 환한 미소로 답하는데요. 하하.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올 텐데 조금이라도 더 예쁜 꽃들을 보여드리고 싶네요”라고 말했다.

‘2009 안면도국제꽃박람회’가 4월 24일부터 5월 20일까지 ‘꽃, 바다 그리고 꿈’이라는 주제로 꽃지해수욕장 백사장 인근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안면읍 승언리 꽃지해수욕장 일원 45만2100㎡ 부지에서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꽃박람회가 처음 열린 2002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열리는 정부와 국제기구 공인 꽃박람회다.

더욱이 이번 꽃박람회는 2007년 12월 7일 태안 앞바다를 검게 뒤엎은 허베이 스피리트호 원유 유출사고 당시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120만 자원봉사자 등 모든 국민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보은(報恩)’의 성격과 함께 새로운 희망의 꽃을 활짝 피우겠다는 주민들의 각오를 형상화한 행사로 마련됐다.

전시 공간은 꽃의 미래관·양치류관·꽃음식관 등 7개 실내 전시관과 바다 정원 등 15개 야외 테마 정원으로 구성됐다. 국내외 57종의 1억 송이 꽃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특히 무궁화, 코스모스, 민들레 등 러시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보관되어오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가져온 ‘우주꽃’과 호주의 ‘불에 타야만 꽃이 피는 나무’ 등 진귀한 꽃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원봉사자의 감동과 꽃박람행사장을 찾는 관람객들을 환영하는 길이 12의 ‘100만 송이 꽃 터널’과 높이 4.5의 ‘기적의 손’, 국내 최고 수령의 ‘400년 된 화양목’, 지름 35㎝로 세상에서 가장 큰 씨앗(무게 5㎏)인 ‘쌍둥이 야자씨’ 등도 관심거리다.

그뿐 아니라 내셔널데이(National Day), 시·군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기념 등 330여 개에 이르는 각종 이벤트도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7개 전시관·15개 정원에 1억 송이 꽃
꽃박람회 관람권은 현장에서 성인 1인당 1만5000원, 단체 1만3000원에 판매한다. 그러나 충남도는 기름 피해 자원봉사자 및 성금 기탁자의 경우 1인당 7000원, 예매인 경우 최대 50%까지 할인해줄 계획이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1년 4개월 전 서해안을 까맣게 뒤덮은 원유 유출사고의 아픔은 120만 자원봉사자의 헌신적 노력이 없었다면 치유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이번 국제꽃박람회 행사를 통해 국민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다시 일어서는 태안의 모습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완구 충남지사 “기름유출 사고 자원봉사자들께 보은의 행사”

[사회]태안에 꽃향기가 진동한다

이완구 충남지사의 요즘 하루는 ‘25시간’이다. 자면서도 ‘꽃’이 나오는 꿈을 꾼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다. ‘2009 안면도국제꽃박람회’를 한 달여 앞두고 이 지사를 만나 이번 꽃박람회에 대한 소개와 함께 준비 상황, 국내 화훼산업에 대한 비전을 들어봤다.

2002년 꽃박람회가 열린 뒤로 7년 만에 다시 꽃박람회를 연다. 이번 꽃박람회 개최 배경은.
“2007년 12월 태안 앞 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로 태안지역은 심각한 피해를 보았다. 이러한 손상된 이미지를 개선하고 안면도라는 지역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한편 당시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120만 자원봉사자에게 보은(報恩) 차원에서 행사를 준비했다.”

이번 박람회의 특징과 운영 방안은.
“2009 안면도국제꽃박람회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한국 정부와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에서 국제 공인을 받은 꽃박람회다. 기름유출 사고 당시의 생생한 모습과 피해지역에 희망을 심어준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상을 꽃으로 연출해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알리는 생태교육 및 체험현장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꽃박람회가 지역경제와 문화관광산업분야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150억 원을 투자해 3000여 명의 고용 효과와 1549억 원의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천혜의 자연보고인 안면도와 태안지역을 국내외에 널리 알릴 수 있어 충남의 위상과 브랜드 가치를 활용한 관광산업의 도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현재까지 준비 상황은.
“1년 전부터 ‘꽃박조직위’를 구성해 이번 행사를 최고의 명품 국제행사로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충남도 차원에서도 실·국·원 차원의 지원단을 조직해 60개 지원 과제를 소관 부서별로 추진하는 등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행사기간이 고양 꽃박람회 일정과 17일이나 맞물려 있다. 차별화한 방안이 있는가.
“이번 행사는 태안을 중심으로 기적을 일구어낸 ‘국민적 승리’를 자축하는 범국민적 축제다. 고양꽃박람회와 비교할 때 규모 면에서도 6배가량 크며 화훼 수출 확대 및 꽃 소비문화 창출 등 파급 효과가 크다.”

관람객 10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손님 맞을 채비는.
“관람객 수 못지않게 관람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충남도 차원에서 태안군, 범군민협의회와 합동으로 숙박·음식업 등 종합 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국내 화훼산업에 대한 비전과 마지막 당부의 말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국내산 품종 및 해외에 로열티 지불을 대처할 수 있는 신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훼 기자재 시설의 지속적인 현대화 추진으로 생산성을 향상시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성심을 다해 준비하고 있느니만큼 어려우시더라도 많은 국민이 찾아와 격려해주셨으면 좋겠다.”


<안면도·정혁수 기자 overa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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