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모·수험생·예비부부 맞춤형 프로그램 인기
최근 ‘웰빙’바람을 타고 건강검진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부모님 효도 선물을 위한 노부모 검진,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 수험생들을 위한 청소년 검진 등 맞춤형 건강검진 프로그램도 인기다. 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사은품으로 건강검진권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제는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다양한 건강검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건강검진 프로그램의 검사항목이 다양하다 보니,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의 경우 결국 고민 끝에 이른바 ‘패키지형’ 종합검진을 선택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점검한다는 것 때문에 이것저것 따지지 않아서 좋다는 것. 그러나 남들이 한다고 다 따라서 하거나 무조건 비싼 검진을 받는다고 능사는 아니다.
가천의과대 길병원 건강증진센터 김갑환 소장은 “건강검진의 경우 평소에 특별한 이상 증상이 없을 경우 가족력과 건강위험인자를 고려해 기본 검사에 추가 항목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며 “비만, 스트레스, 술, 흡연 등 개인별 건강위험인자와 스트레스 정도와 체력, 영양상태 등에 따라 정밀검사 항목이 달라질 수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한 후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짜야 한다”고 권고한다.
연령대별 건강검진
영유아 영유아기는 가장 빠른 성장과 발달이 이루어지는 기간으로 이 시기의 질환이나 사고는 일생 동안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영유아의 사고 예방을 위한 부모 교육과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07년 11월 15일부터 만 6세 미만 영유아는 누구든 총 5차례에 걸쳐 본인 부담 비용이 없는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검진 시기는 4개월, 9개월, 18개월, 30개월, 5세 총 5차례 받을 수 있으며 18개월과 5세에는 구강검진도 포함된다.
부모를 위한 건강교육은 보건복지부 지정병원에서 모든 시기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과 영양 교육을 실시한다. 4개월의 경우 영아급사증후군의 예방 차원에서 수면자세 교육, 9개월의 경우 젖니의 위생관리를 위해 간단한 구강교육, 5세의 경우 취학을 앞두고 아이의 정서 상태와 사회성 정도를 점검하기 위한 취학 전 교육이 이뤄진다.
영유아의 경우 검진 시기마다 해당 시기에 맞는 특화된 문진(시각·청각 문진 포함)과 진찰, 신체 계측(신장·체중·두위)을 받는 것이 좋다.
10~20대 청소년기에는 성장발육을 평가하고 위험인자를 조기에 발견해 질병을 조기진단하기 위한 건강검진을 실시한다. 주로 기초체력, 영양상태, 일반 질환 등에 대한 검사인데 검사종목으로는 혈압, 신장, 체중, 비만도 등을 검진하는 신체계측과 체지방, 체수분, 영양상태 등을 알아보기 위한 체성분 검사를 실시한다.
소변검사를 통한 신우신염, 방광 요로염증 등의 유무를 확인하고 혈액검사를 통해 빈혈, 염증, 백혈병, 급만성염증, 기타 혈액질환 등을 확인한다. 이 외에도 시력 및 시기능, 청력검사, 소변검사, 심전도검사를 하고 당뇨병, 신장기능, 간기능, 고지혈증 등의 질환도 검사한다. 특히 B형 간염의 감염 및 항체 생성 여부를 확인하는 B형 감염 검사와 학생들의 잘못된 자세로 인해 늘어난 척추측만증을 확인하기 위한 척추 X선 촬영도 중요한 검사 중 하나다.
20~30대 사회활동이 왕성한 시기로 스트레스, 운동 부족, 불규칙적인 생활 탓에 몸에 지방이 쌓이기 시작하는 시기다. 또 취업과 취직, 직장생활, 출산과 육아 등 긴장의 연속인 생활을 하면서 술, 담배, 스트레스 등으로 몸이 혹사당하는 시기기도 하다.
20∼30대에는 혈압, 대변, 위내시경, 갑상선 검사, 흉부 X레이 등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항원 항체가 없는 경우 B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또 혈당, 콜레스테롤 검사도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성생활을 시작한 여성이라면 매년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흉부 X레이 검사는 2년에 한 번씩, 35세 이상은 간기능 검사를 매년 빼놓지 말아야 한다.
검사 후 조치도 중요하다. 특히 정기검사에서 성인병 위험 요인이 발견된 사람은 건강 관리가 절실하다. 비만이 있을 경우는 고혈압과 당뇨병이 발생할 확률이 3배 정도 높고, 사망률은 2배 정도 높다. 그 때문에 비만으로 진단받으면 반드시 체중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으로 진단받으면 적어도 2개월에 한 번씩 의사의 진찰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B형 간염항체의 유무도 확인해 B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40~50대 이 시기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기다. 또 30대 때 나타나지 않았던 각종 건강 장애요인이 성인병의 모습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고혈압, 협심증, 관상동맥질환, 고지혈증 등 심혈관계 질환의 징후가 서서히 감지된다. 그 때문에 최소 2년 단위로 정기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
정기검사에 필요한 항목은 기본검사 이외에 암 검사를 포함해야 한다. 성인 남성은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등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위암 선별검사는 남녀를 불문하고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특별히 증상이 없더라도 40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받는 것이 좋다. C형 간염, B형 간염 혹은 보균자, 만성간염이나 간경화 등이 있는 사람은 6개월에 한 번씩 간 초음파 검사와 간 관련 혈액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폐암은 정기검사를 통해 미리 발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예방을 위한 금연이 최선이다. 대장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매년 대변검사를 하여 잠혈(대변에 섞여나오는 혈액)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고, 50세 이후부터는 대장내시경 검사도 같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성은 유방암, 자궁경부암, 위암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자궁경부암은 조기 진단이 가장 잘 되는 암으로 성적 접촉이 있는 경우에는 적어도 2년에 한 번씩은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유방암 검사는 40세 이후부터 1~2년마다 의사의 진찰과 유방 X선 촬영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폐경기를 전후하여 호르몬 보충요법이나 골다공증 예방에 관해서 혹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에 대한 정신과 심리적 상담이 필요할 수 있다.
60대 이상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과 각종 암 등이 생명을 위협하는 시기다. 오랜 기간의 흡연,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가져온 질병의 위험 속에서 살아야 할 수도 있다. 1년에 한 번씩 의사와 상담하여 본인에게 맞는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이나 약의 오남용을 피해야 한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무기질 등이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 운동은 효과가 높으면서도 안전한 걷기, 수영, 자전거타기, 체조와 정적인 근력운동 중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해서 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체지방 비율이 높아져서 체중은 많이 나가나 근력이 약해질 수도 있으니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기본 검사 이외에 필요한 경우 암 검사 및 협심증, 갑상선기능 검사 등을 추가로 받는 것이 좋다.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호흡기 질환 등의 만성질환자나 노인의 경우에는 독감예방접종을 매년 10, 11월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건강검진에 대한 이해와 오해 인터뷰 ㅣ 가천의과대 길병원 건강증진센터 김갑환 소장 암이나 결핵 등 특정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CT나 MRI 촬영을 해야 하나. 같은 검사라고 해도 가격에 차이가 나던데, 비싼 검사가 더 정확한가. 건강검진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병원을 한 번씩 돌아보는 것은 어떤가. 몸에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나. |
이영수<메디포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