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내 상하이 푸둥 추월 자신, 수도권 규제 해소가 전제
총 209㎢의 서해 바다와 갯벌을 흙으로 메우고 세우는 ‘멋진 신세계’. 세계의 비즈니스를 이끌 IT, BT, R&D의 국제업무중심도시 송도, ‘Sea & Air’ 복합항공물류도시 영종, 세계의 푸른 보석이 될 금융 허브 청라. 세계의 시선이 인천경제자유지역(IFEZ)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는 이미 IFEZ에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 수단은 4대 허브 전략[비지니스, 물류, IT·BT, 관광·레저]과 3대 차별화 전략[최첨단 정보화도시 ‘U-City’, 물(Water)과 녹색(Green)을 테마로 하는 환경 친화 ‘Eco-City’, 특화된 경관 조성으로 미적 요소를 가미한 ‘Beautiful City’]이다. 한마디로 ‘Dream City 인천 창조’를 지휘하는 안상수 인천시장에게 인천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로컬즈 인터뷰]안상수 시장 “경제자유구역에 자유가 없다”](https://img.khan.co.kr/newsmaker/747/local4-1.jpg)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성공을 위한 특화전략은.
“IFEZ는 ‘21세기 한국경제의 신성장동력’ ‘동북아 최고의 비즈니스 허브’라는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IFEZ는 한국경제가 제조업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중심의 경제로 비약하는 데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 외부적으로는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생성, 개발, 확산하는 아시아 경제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 부산·진해와 광양만 등 국내 다른 경제자유구역과 전략적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IFEZ의 강점은 복합 물류기반의 확충, 수도권 시장과의 근접성, 고급 노동력 확보의 용이성 등을 들 수 있습니다. IFEZ는 항공, 해운, 내륙 물류 시스템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은 2006년 기준 고객만족도 세계 1위, 물동량 세계 2위를 기록하는 세계적인 공항입니다. 인천항은 현재 세계적 규모의 컨테이너 항구로 거듭나기 위해 탈바꿈하고 있는 중이죠. 인천대교, 공항고속도로, 공항고속철도, 인천지하철 등 편리한 내륙 교통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더욱이 개성공단과 인접해 있어 남북 경제 교류의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의 강점 중 하나가 근면한 고학력 노동인력인데 2년제 대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노동인구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분포해 있어 인력 활용이 용이합니다.”
- 이런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외자 유치 규모는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있는데.
“우선 개념 정리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외자를 유치하는 것은 우리의 목표가 아닙니다. 실제 우리나라는 외환보유고가 아주 많은 나라예요. 우리는 고부가가치 산업과 선진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그 이유는 이들 산업과 기술의 유치를 통해 한국경제가 제조업 기반에서 탈피하여 선진경제로 들어설 수 있기 때문이죠. 투자유치는 2007년 9월 말 현재 24건에 342억 달러, 양해각서(MOU)를 포함할 경우 31건 358억 달러에 이릅니다. 외자유치는 지금부터입니다. 인프라가 하나씩 모습을 갖춰가면서 정주 여건이 향상되고 있어 외국 자본과 외국 기업의 유치는 경쟁적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여기에 국제정세 변화도 IFEZ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습니다. 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전망입니다.”
- 한·미 FTA 체결로 인해 경제자유구역의 전략을 재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한·미 FTA와 IFEZ는 ‘개방을 통한 경쟁력 향상’이라는 같은 목표를 지향하고 있으므로 상승효과가 날 것입니다. IFEZ는 교육 및 의료를 포함,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및 정주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한·미 간 자유무역의 선두 지점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당연히 한·미 FTA 타결은 투자유치를 가속화할 것입니다. IFEZ는 ‘무한경쟁’과 ‘동북아 경제권의 부상’으로 대변되는 세계 경제 동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기 위해 만든 비즈니스 도시입니다. 한·미 FTA 타결로 한국은 비즈니스 관련 규제 완화, 제도의 선진화를 통한 국제 비즈니스 여건을 개선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무역 및 투자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한국시장에 대한 대외 신인도를 향상시켰습니다. 이는 IFEZ의 국외 유수기업 유치와 기술이전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죠.”
- 인천에 투자를 원하는 국내 기업들이 오히려 외국 기업에 역차별을 받고 있지는 않은가.
“수도권 규제는 투자유치의 걸림돌이 되는 행정규제 중 하나입니다. 수도권 내에서는 과밀억제권역으로 대기업과 대학의 공장 신·증설 등이 제한되어 있어요.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라 외국 투자 기업에 적용하지 않는 것은 다행스러운데요, 하지만 투자 상담을 해보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나 LG가 들어와 있느냐고 묻거든요. 우리 기업들이 들어올 수 있어야 외국 기업들도 신뢰하고 들어올 수 있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 기업은 수도권 규제에 묶여 못 들어오고 중국으로 가게 되니까 외국 기업들이 멈칫멈칫 합니다.
외국 기업이 이곳에 오는 이유는 국내 유수 기업과 함께 정보교환도 하고 협력하여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얼라이언스(alliance, 연대)를 원하고 있습니다. 국내 우수 기업에 수도권 규제를 풀어주어야 합니다.”
- 중앙정부가 국가발전전략으로 경제자유구역을 설정했지만 그에 대한 뒷받침이 부족한 듯한데.
“제도 입안과 지구 지정은 재정경제부에서, 개발과 관리운영은 지방자치단체로 이원화되어 중앙과 지방이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 IFEZ는 도시 기반 조성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제도를 개선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경제자유구역 사업을 원활하게 실행하기 위해 정부는 수도권 규제에 대한 적용을 배제하고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을 해소하는 등 차별화된 혜택을 제시해야 합니다. 경제자유구역 사업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정책의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경제자유구역을 비롯해 신행정도시다, 기업도시다, 국토균형개발이다 해서 전국을 대상으로 한 도시 계획이 발표되었고, 연내 경제자유구역이 2~3곳 더 지정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전력을 분산시키면 어느 하나도 성공하기 힘들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 무엇보다 제도적·행정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말인가.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경쟁도시들에 뒤지지 않을 비즈니스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합니다. IFEZ는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등보다 20~30년 뒤늦게 출발했습니다. 외국 기업들이 IFEZ에 투자하도록 만들려면 다른 도시에서 비즈니스 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면서도 비용이 절감되고 생활여건이 나아야 한다는 장점이 있어야 합니다. 외국 기업에 대해 다양하고 과감한 세제 혜택을 부여해야 합니다. 또 국내의 복잡한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경제자유구역은 총 40조 8000억 원이 소요되는 어마어마한 사업입니다. 일개 지방자치단체가 이처럼 막대한 재원을 조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개발 목적에 부합하는 기반시설 구축 등과 관련한 중앙정부의 지원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 이런 조건으로 선발 주도권을 갖고 있는 상하이 푸둥이나 싱가포르 등에 어떻게 대적할 것인가.
“경쟁도시보다 IFEZ를 늦게 시작한 게 무척 아쉽습니다. 우리는 개발과 투자를 동시에 진행해서 경쟁도시와의 격차를 줄여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IFEZ의 경쟁력인데요, 지리적 위치·인프라·인적 자원·도시설계 면에서 볼 때 IFEZ는 분명히 비교우위에 있습니다. 경쟁도시를 능가하는 첨단 비즈니스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3대 차별화 전략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10년 정도 뒤에는 반드시 추월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분양가 상한가 실시로 송도국제도시 내 아파트 건설 사업신청이 뚝 떨어졌다는데.
“분양가상한제는 단기간 내에 미친 듯이 치솟는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특별조치죠. 집값이 안정되면 결국은 시장경제에 따른 수급정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특히 최고의 정주 여건을 만들어야 하는 경제자유구역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 우선 단기적으로는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나 주거의 질과 주변 조경시설의 질이 떨어집니다. 분양가 자율화는 제가 10년 전 건설교통장관 때 시행한 것인데 그 바탕은 자유시장 경제 원리로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김경은 기자 jj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