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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 렌즈 그때 그때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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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용·레저용 등 용도에 맞게 선택해야… 여름엔 자외선 차단기능 필수

렌즈 고르는 법을 설명하고 있는 이강혁 안경사.

렌즈 고르는 법을 설명하고 있는 이강혁 안경사.

한때 부자들의 액세서리로 애용된 적이 있었고,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 쓰면서 권력의 상징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얼굴 값 하는 스타라면 으레 신비주의 마케팅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선글라스. 하지만 이제는 봄철 황사대비 필수품이자 때와 장소에 따라 골라 쓰는 기능성 선글라스의 시대가 도래했다.

단지 폼에 살고 폼에 죽는 패션족의 전유물로 치부하기에는 선글라스의 쓰임새가 실로 광범위해졌기 때문. 실제 자가운전자들의 상당수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고, 야외스포츠나 레저를 즐길 때에도 자외선 차단이나 눈부심 방지를 위해 선글라스를 애용하고 있다.

야외운전용은 녹색 계열이 적당

영업의 특성상 하루 4~5시간을 운전한다는 직장인 박지현씨(40)는 “남들이 나이 마흔에 웬 선글라스냐고 반문할까봐 걱정했는데, 알고 보니 비슷한 연배의 직장동료들이 대부분 운전용 선글라스를 갖고 있다”며 “얼마 전에는 골프용 선글라스도 구입하고 여름휴가를 대비한 자외선 차단용 선글라스도 구입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에는 운전용이나 스포츠·레저용, 일상용 등 용도에 맞는 선글라스를 구입하려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테와 렌즈의 외형만을 보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자칫 눈을 보호하려고 쓴 선글라스가 오히려 눈을 망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더구나 길거리 좌판용이나 몇 천 원대의 초저가형 선글라스의 경우, 렌즈에 대한 검증이 전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각 없이 구입했다가는 눈을 해치기 십상이다.

안경박사 하계점 연홍렬 대표는 “저가형 렌즈는 대부분 품질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눈을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할 뿐 아니라 백내장이나 각막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되어 시력 장애가 일어나는 부정난시 등 눈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선글라스를 고를 때에는 반드시 렌즈의 품질과 용도를 구별하여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특히 기능성과 패션성을 모두 고려해 그에 맞는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선글라스를 구입하는 비결. 그렇다면 렌즈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

단순한 패션기능 외에 가장 많이 찾는 것은 바로 운전용 선글라스. 장소에 따라 크게 시내주행용과 야외운전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내주행할 때 적절한 렌즈는 눈을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브라운 계열의 렌즈이고, 신호등 불빛과 같은 색 계열의 녹색이나 적색 계열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고객에게 선글라스를 권하는 안경박사 하계점 연홍렬 대표.

고객에게 선글라스를 권하는 안경박사 하계점 연홍렬 대표.

반대로 야외운전을 할 때는 넓은 시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녹색 계열의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형버스 운전자들이 녹색 렌즈의 선글라스를 선호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여름의 최대 복병은 다름 아닌 작열하는 태양. 그 뜨거운 태양과 함께 우리의 눈을 위협하는 것이 바로 자외선이다. 따라서 여름용 선글라스는 자외선 차단기능이 있는 UV코팅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다.

최근 따뜻해진 날씨 덕분에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증가한데다, 웰빙 열풍으로 등산이나 골프 등 스포츠·레저를 즐기는 직장인이 늘고 있어 그에 따른 선글라스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 골프나 등산용 선글라스는 필드나 수풀 등 주변 사물과 흡사한 녹색 계열만 피한다면 대부분의 렌즈가 모두 무난하다고 볼 수 있다. 또 운동할 때는 격한 움직임에도 신축성을 유지하고 땀에 흘러내리지 않는 고글형 스포츠 선글라스를 고르는 것이 좋다. 물론 패션성도 고려했기 때문에 외관적으로 굉장히 화려하다는 특징이 있지만, 지나치게 짙은 색의 렌즈를 고르면 경기할 때 방해가 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장시간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눈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주변 색을 바꾸지 않는 스모크 렌즈나 그레이 계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남성 선호 색상 그레이·다크그린 순

평상시 사용하는 선글라스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고글형 선글라스의 경우,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 이강혁 안경사는 “고글형 선글라스에 도수를 넣을 경우 수차 때문에 어지러움이 발생할 수 있고, 렌즈 비용도 비싸지만 렌즈가 클수록 두껍고 그만큼 무게도 무겁기 때문에 시력이 나쁘거나 평소 안경을 쓰는 사람은 다소 불편할 수 있다”며 “남성들이 운전할 때 평상시 착용을 위해 선호하는 선글라스를 살펴보면 그레이 계열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짙은 다크그린과 브라운 계열 순”이라고 부연했다.

[생활]선글라스 렌즈 그때 그때 달라요

일반적으로 선글라스의 수명은 2년 정도. 물론 관리에 따라 그 수명이 1~2년 더 길어질 수는 있지만 어떻게 관리하고 착용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가장 잦게 발생하는 관리 부주의는 선글라스를 떨어뜨린다거나 케이스에 보관하지 않아 외부 충격 때문에 흠집이 나는 경우. 또 여름철에는 땀 때문에 테가 부식되기도 하며 먼지가 많이 묻어 있는 것을 제대로 세척하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한다. 특히 여름철 바닷가를 다녀온 뒤 소금기와 모래를 그대로 방치하면 선글라스의 수명을 단축하는 주요 원인이므로 주의하되, 주기적으로 세척할 때는 가까운 안경점을 찾아 안경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집에서 세척할 때는 특별한 세제 없이 차가운 물에 헹궈 부드러운 융이나 안경 닦는 천으로 잘 닦아 반드시 케이스에 넣어 그늘에 보관해야 한다.

한 가지 더.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선글라스를 차량 안에 그대로 보관하면 직사광선 때문에 렌즈나 테의 변형이 올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선글라스를 구입할 때 어떤 용도에 따라 어떤 렌즈를 고를 것인가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우리 눈을 보호하는 최대 변수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우리 눈을 위협하는 최대 복병이 되기도 할 것이다.

피옥희〈객원기자〉 piokhee@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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