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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톡스 음식으로 황사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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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 미역, 마늘 등 해독효과 탁월… 물만 많이 마셔도 어느 정도 예방

콧물이 줄줄 흐르고 코막힘과 코가려움증이 동반되는데다 시시때때로 터지는 재채기 때문에 병원을 찾게 되었다는 직장인 이인수씨(34). 유난히 심하게 각질이 일어나고 참기 힘들 정도로 피부가 가려워 전문의를 찾았다는 직장인 여성 강소영씨(36). 이들은 봄철 기승을 부리는 황사 때문에 각각 호흡기질환과 피부질환을 앓았던 터라 미세한 황사에도 일찌감치 병원을 찾아 황사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처럼 봄철마다 기승을 부려온 황사가 올해는 예년의 2배를 웃돌 만큼 더욱더 강력하게 불어 닥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에 따라, 평소 호흡기나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과 노약자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마스크와 긴팔소매, 모자 등 황사필수품 외에도 코 세척제와 구강청결제 등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미세한 모래바람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가 없다. 황사가 있는 날 최대한 외출을 자제한다 해도 여러 가지 유해물질들이 우리 몸속에 침투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이럴 때 체내에 축적된 중금속이나 유해물질을 배출하고 해독시켜주는 ‘디톡스 음식’을 먹게 되면 많은 도움이 된다.

강북삼성병원 산업의학과 서병성 교수는 “최근 황사에는 아황산가스나 석영(실리콘),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등은 물론 다이옥신까지 섞여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철저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며 “중국대륙의 모래먼지 자체는 단순한 모래와 진흙 성분이지만 강한 바람에 의해 중국 동부지방 바닷가 공장지대의 오염된 공기층을 지나면서 여러 가지 유해물질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몸속에 쌓인 독소를 배출해주는 음식들을 섭취하는 것도 황사를 이기는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삼겹살, 비만한 사람엔 그림의 떡

그동안 ‘황사엔 삼겹살’이 마치 공식처럼 따라다녔다. 지난 3월 3일 ‘삼겹살데이’에는 황사를 삼겹살 마케팅에 적극 도입한 대형 할인마트와 음식점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 그렇다면 정말 황사에는 삼겹살이 특효일까?

서병성 교수에 의하면 실제 돼지고기는 폐에 쌓인 공해물질을 중화시키고 중금속과 엉겨 함께 배설되는 효과가 있으며, 돼지고기의 불포화지방산은 탄산가스를 중화해 폐에 쌓인 공해물질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삼겹살은 기름기가 많아 고혈압 등 성인병을 앓고 있거나 비만한 사람의 경우에는 마음놓고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또 다른 디톡스 음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독성 노폐물을 녹여 배설시켜주는 성분이 있는 녹두와 중금속 배출효과가 뛰어난 미역이 그 대표 음식. 녹두의 경우 돼지고기를 약간 넣어 녹두전을 해먹으면 해독에 뛰어난 음식궁합을 자랑한다.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에 주로 들어 있는 질 좋은 수용성 섬유질인 알긴산 역시 우리 몸속에 있는 중금속을 배출해주기 때문에 비만한 사람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이외에도 마늘 속 유황성분이 체내에 들어온 중금속과 결합해 담즙을 거쳐 변으로 배설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붉은 살코기, 굴, 전복 등은 납을 해독하는 아연이 많이 들어 있어 봄철 황사에 좋은 음식이다.

외출 후 손, 발, 얼굴 등 꼭 씻어야

황사의 위협에 당당히 맞서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물. 평소에도 매일 피부나 호흡, 대변, 대사과정 등을 통해 약 2.5ℓ의 물이 우리 몸 밖으로 소실되기 때문에 황사가 있는 날에는 더더욱 몸이 마르지 않게 해주어야 한다. 특히 코나 점막에 자극을 주는 황사의 분진이 건조한 상태에서는 더 좋지 않은 자극을 준다. 그러나 하루 2~3ℓ 정도의 물만 잘 마셔도 황사를 가뿐히 물리칠 수 있다.

황사가 부는 3~4월에는 호흡기 질환자가 7~8% 정도 증가하며, 어린이와 50세 이상 노약자의 경우 1.5~1.7배 정도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황사대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좋다. 외출 후 손, 발, 얼굴, 머리 등 노출된 부위를 깨끗이 씻는 것은 기본. 보안경과 마스크, 보습제 등도 신경 써서 준비하되 황사에 노출된 눈은 흐르는 물에 2~3분간 씻어주거나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소금물이나 식염수를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으며, 목이나 호흡기 증상을 막기 위해서는 코로 숨을 쉬는 것이 미세먼지를 걸러줄 수 있어 도움이 된다.

피부의 경우 황사에 가장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진한 화장이나 향수 및 스프레이 등은 가급적 자제하고, 먼지가 잘 달라붙지 않도록 유분기가 적고 보습이 잘 되는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 단,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 접촉성 피부질환이 생겼을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황사가 심할 때는 집안이나 실내도 안심하긴 이르다. 이에 서병성 교수는 “황사주의보나 특보 발령과 같이 극심한 황사에는 외부와 통하는 문을 모두 닫고 가습기 습도를 50~60% 정도 유지시켜 주며, 공기청정기를 최대로 가동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며 “황사가 심할 경우 실내 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가스레인지와 같은 연소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봄철만 되면 콧물,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증, 두통 등을 동반한 알레르기성 비염이 생기고, 천식과 아토피성 피부염 및 피부질환,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 눈, 코, 목, 피부 전체를 괴롭히는 황사. 인간 최대의 적으로 불리며 ‘21세기 환경의 습격’이란 오명을 쓴 황사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오직 스스로가 보호하는 길밖에 없다. 잘 먹고, 잘 씻고, 잘 자는 것. 이것이야말로 황사를 이기는 태초의 예방법이 아닐까?

피옥희<객원기자> piokhee@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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