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중환배 세계대회 8강전 소개하는 기보는 8월 16일 대만 타이중 랜디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과 왕밍완의 제2회 중환배 세계대회 8강전. 이세돌이 백이다. 왕밍완은 1차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이창호를 반집으로 꺾었다. ![]() 백이 좀 바쁜 상황이다. 초반 좌하귀 접전에서 이상했다. 집은 꽤 있지만, 좌하귀 부근, 그리고 중앙 일대에 힘없는 돌들이 흩어져 있다. 백1, 허공을 달리는 날일자다. 좌변은 흑이 두텁다. 좌상귀 쪽 흑 들도 기둥처럼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 그런 두터움과 철벽을 향해 새털처럼 날아간다. 백 와 들은 흑A면 끊긴다. 끊으라는 거다. 원한다면 주겠다는 거다. 상대의 시야에 안개를 뿌리는 허허실실의 몽혼수법, 이세돌 일류의 감각이었다. 여기에 상대가 걸려들었다. 흑2, 기상천외한 점이었지만 오버페이스. 1도 〈실전진행〉 가볍게, 가볍게 ![]() 2도 〈실전진행〉 마침내 역전 ![]() 3도 흑, 우세 ![]() 4도 무난 ![]() 5도 흑, 걸림 ![]() 제2회 중환배 세계대회. 대만 주최다. 몇 가지, 바둑과는 크게 관계가 없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사안들이지만, 재미있는 것이 있다. 첫째, 대회 명칭. 대만이 주최하는 세계기전은 ‘잉창치배’와 ‘중환배’ 두 개다. 그런데 왜 ‘응창기(應昌期)배’는 ‘잉창치배’라고 하면서 ‘중환(中環)배’는 그냥 ‘중환배’라고 하는 것인지. 둘째, 국적. 중환배는 한·일·대만의 고수 16명이 벌이는 토너먼트다. 한국 5명, 대만 7명, 일본 4명이 출전했다. 대만에 고수가 그렇게 많았나? 아니다.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린하이펑, 왕리청, 왕밍완, 장쉬 등이 모두 대만 대표로 참전했다. 그런데 조치훈은 일본 대표다. 셋째, 중국의 불참. 중국은 1회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불참했다. ‘대만이 주최하는 세계대회를 대만에서 하는 경우’에는 출전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국기원의 방침이다. <바둑평론가 이광구> 주간경향 댓글 정책에 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