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산림이 토석채취장과 광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토목 공사나 아파트 건축에 사용되는 골재인 토석의 40%는 산림에서 채취된다. 토석채취장 일부는 사용 업체의 부도나 복구 예치금 부족 등으로 속이 파내진 채 버려진다. 사진은 충남 금산군 추부면의 한 토석채취장이다. 2015년 부도를 맞은 업체는 땅을 버렸다. 지금은 이 땅을 매입한 한 사업주가 하루에만 25t 트럭 300대 분량의 흙을 실어와 속을 채우고 있다. 앞으로 이렇게 2년은 더 해야 한다. 여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산림청과 긴 시간 법정 싸움을 벌여 승리를 쟁취한 한 사업주는 기어이 백두대간인 경북 문경 대야산 중턱에 구멍을 뚫었다. 이제 속을 긁어낼 일만 남았다. 산 것의 속을 긁어내면 이내 그것은 죽은 것이 돼버린다. 그리고 사람은 죽은 땅에서 살지 못한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