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네이버페이를 자주 이용한다. 주로 네이버 검색을 통해 인터넷 쇼핑을 하는 편인데 월 이용료를 내고 네이버페이를 사용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가 많이 쌓인다. 아기 기저귀나 우유 등을 대량 구매하는데 정기적으로 사야 하는 물품들을 따져보니 월 이용료보다 포인트가 더 많이 쌓여 손해는 아니겠다는 생각이었다.
네이버페이를 사용하면서 네이버페이가 제공하는 리워드가 시장지배자적 지위를 남용한 독점행위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쇼핑에서 네이버페이를 쓸 때만 보상을 준다. 소비자는 다른 결제수단보다 네이버페이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는 시장지배자적 지위를 이용한 자사우대 행위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고객의 선택을 줄인 행위라는 지적을 받는다.
물류센터 화재 사건과 잇따른 배달노동자 사망 사건으로 쿠팡을 해지했다. 급하게 필요한 물품이 있어 ‘로켓배송’에 다시 가입했다. 결심은 흐지부지됐고, 결국 또 쿠팡 이용자가 됐다. 배달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등 배달 플랫폼의 배달수수료 후려치기 등도 독점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은 초기에는 적자를 감수하면서 가입자들을 늘리지만 추후 시장을 독점하게 되면 독점력을 배경으로 배달노동자들의 배달수수료를 삭감한다.
다들 플랫폼이 제공하는 편리함에 취해 과연 이 편리한 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는 잘 생각하지 못하고 산다.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저렴한 가격에 편리하게 물품을 구입하고 지인들과 쉽게 소통하지만, 그 대가로 내가 지불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혹은 사회가 지불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쉽게 안 보인다.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과 같은 대형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플랫폼 독점의 문제를 생각해보게 된다.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플랫폼 독점을 두고 “시장 독점에 더해 일종의 ‘의식 독점’을 꾀한다”고 말했다. 인간 의식과 일상에 파고들며 중독과 의존을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대형 플랫폼에 일상이 길들어 있는 상황에서 플랫폼 독점의 문제를 명료하게 인지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맞닥뜨렸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