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알뜰폰 가입자가 12월 4일로 30만명을 돌파했다. 2013년 9월 판매를 개시한 이후 2년 4개월여 만이다. 월평균 1만2000명이 새로 가입을 한 셈이다. 김성택 국내우편과 사무관은 이 같은 급성장의 비결에 대해 “저렴한 상품뿐만 아니라 고객 불편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는 우체국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체국 알뜰폰 통신이용료는 얼마나 될까. 평균 통신료(가입자당 평균매출·ARPU)는 1만1000원 수준이다. 이는 이동통신 3사의 ARPU 3만6481원보다 70%나 싸다. 또 우체국이 판매 대행을 하지 않는 알뜰폰 사업자의 ARPU(1만6026원)와 비교해도 약 5000원이 싸다.
이처럼 싼 통신비 때문에 일반 통신사 휴대폰에 거품이 끼어 있는 것이 아니냐, 또는 알뜰폰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의심은 오해로부터 비롯된다.

우체국 모델이 알뜰폰 제로요금제 출시를 홍보하고 있다. 우체국 알뜰폰 가입자는 12월 4일 30만명을 돌파했다. / 우정사업본부 제공
알뜰폰 사업자(MVNO)는 통신망을 갖고 있지 않다. 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MNO)의 통신망을 도매로 임차해 사용한다. 통신설비를 갖추지 않은 만큼 싼 가격에 소비자에게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통화와 관련 없는 서비스를 일절 배제하고 있다. 알뜰폰 사용자는 일반 통신사가 제공하는 영화관, 대형마트 등과 연계한 멤버십 서비스 혜택을 볼 수 없다. 이를테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와 경쟁하는 저가항공과 같은 영업방식이다. 저가항공은 기내식, 수하물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거기에 소요되는 비용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지 않는다.
그렇다면 통화품질에는 문제가 있을까. 물론 없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동통신 3사가 사용하는 이동통신망을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통화품질은 물론 휴대전화 기능도 일반 휴대폰과 차이가 없다. 이는 지금 사용하는 단말기도 알뜰폰으로 전환이 가능한 데서도 알 수 있다. 다만 통신사를 변경하는 경우에는 유심카드를 교체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보통의 알뜰폰에 대한 설명이었다. 그렇다면 우체국 알뜰폰과 다른 회사의 알뜰폰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체국 알뜰폰은 오프라인 고객센터가 없는 알뜰폰 회사를 위해 우체국이 고객센터 업무를 대행해 주는 서비스다. 이 때문에 보다 싼 가격으로 통신서비스를 할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된 것이다. 우체국에는 이지모바일, 에넥스텔레콤, 스노우맨, 웰과 같은 알뜰폰 회사가 입점해 있다. 우체국에서 알뜰폰 가입을 하는 경우 가입비와 유심칩 값은 무료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인터넷우체국에서 신청하고 우체국 창구에서 본인 확인 후 접수하는 우체국알뜰폰 O2O(Online to Offline) 신청 서비스를 오픈하여 판매채널을 다각화하고, 데이터선택요금제를 O2O 전용 상품으로 출시해 판매상품을 다양화했다. 우체국알뜰폰 O2O 신청 서비스는 지난 9월 오픈 이후 2757건이 신청돼 1590건(하루 평균 29건)이 창구에서 접수 처리됐다. 20~40대가 전체 이용자의 76.1%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20~40대를 제외한 연령층의 84.5%가 대리신청으로 접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 3월 20만 가입자 돌파 당시와 비교하면 30대 이하 가입 점유율이 2% 증가했고, LTE 스마트폰의 판매율은 6.2% 늘었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