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높은 연비로 판매량 꾸준히 증가
휘발유 가격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이들은 2000원이 넘는 휘발유 가격 때문에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와 경차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내수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의 ‘쏘나타/K5 하이브리드’ 모델과 ‘모닝’ ‘레이’ 등의 판매량이 높아지는 이유다.

고유가 상황에서 높은 연비(21㎞/ℓ)를 자랑하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왼쪽)와 K5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 현대·기아차 제공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 (www.petronet.co.kr) 자료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이 1900원선을 넘은 이후 계속 상승 중이다. 8월 다섯째 주 2014원을 기록해 지난 5월 20일 이후 3개월 만에 2000원대로 들어섰다. 9월 첫째 주에는 2025원으로 휘발유 가격이 더 올랐다. “기름값 무서워 차를 몰지 못하겠다”는 하소연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휘발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자동차 구입을 계획하는 이들은 연비가 좋다고 소문난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경차에 눈을 돌리고 있다. 내수 불황 속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쏘나타/K5 하이브리드’와 경차인 ‘모닝’과 ‘레이’의 판매량은 줄어들지 않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 세금 감면도
지난해 6월 판매가 시작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12월까지 7193대가 팔려 매달 평균 1027대의 판매량을 올렸다.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늘었다. 1월부터 8월까지 판매대수는 8586대로 매월 평균 1073대가 팔려 지난해에 비해 월 판매량이 증가했다. 지난해 5월 판매가 시작된 K5 하이브리드 차량도 올해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매월 평균 판매량은 659대였지만, 올해는 809대를 기록한 것.
‘쏘나타/K5 하이브리드’의 공식 연비는 21㎞/ℓ로 동급 경쟁차에 비해 높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을 10년·20만㎞까지 무상 보장해주는 파격 서비스까지 선보였다. 세제혜택이 높다는 점도 고객의 눈길을 잡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등록할 때 취득세의 경우 최대 140만원을 감면받을 수 있고, 채권 및 공채 또한 최대 200만원까지 면제된다. 쏘나타/K5 하이브리드 차량을 사게 되면 개별소비세 및 교육세를 각각 최대 100만원 및 30만원까지 감면혜택도 받을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 차량은 타본 고객이 인정하고 있다”면서 “이 두 차량의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대폭 증가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에서는 고연비 차량이 사랑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9월 유예할부 프로그램을 선보인 수입차 회사의 모델. (왼쪽부터) 푸조 508모델, 스바루코리아 레거시 2.5, 캐딜락 CTS. | 각 사 제공
경차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경차시장에서 베스트셀링 모델로 꼽히는 기아 모닝의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월 판매가 시작된 올뉴모닝 모델의 경우 2012년 8월 현재까지 17만3550대가 팔렸다. 출시된 지 1년 8개월이 지났지만, 지금도 매월 평균 8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올리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모닝은 자동변속기의 경우 19㎞/ℓ(수동변속기 기준 22㎞/ℓ)의 연비를 자랑하고, 최고출력은 82마력으로 동급 모델 중 성능과 경제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판매를 시작해 눈길을 끌었던 박스카 형태의 레이 판매량도 눈에 띈다. 신개념 미니 CUV(Crossover Utility Vehicle·SUV와 다른 차종의 장점을 접목시킨 차라는 뜻)로 슬라이딩 도어와 다양한 수납공간 등을 갖춰 실용성과 스타일 면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 최고출력 78마력에 연비도 17㎞/ℓ를 기록해 경제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종 세제혜택 및 요금감경 등의 경차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레이의 장점이다. 올해 레이는 매월 평균 4168대의 판매량을 올려 현대·기아차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영진 기자 c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