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21년 만에 ‘항공업계 노벨상’ 수상… 국내 최초 아시아권 네 번째로

아시아나항공이 항공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ATW의 ‘올해의 항공사’로 선정됐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 처음, 아시아권에선 네 번째 수상이다. 2월 17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수상식 이후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대한민국 영공에 항공기가 뜬 지 60년 만에 큰 경사가 났다. 아시아나항공이 세계적 권위의 항공전문지 ‘ATW(Air Transport World)’가 해마다 세계 최고의 항공사를 뽑아 시상하는 ‘올해의 항공사(Airline of the Year)’로 선정된 것. 그동안 국내외 전문기관의 항공사 평가에서 최고 반열의 항공사로 인정받아 오긴 했지만 이번 수상으로 대한민국 민항사 60년을 다시 쓰고 있다는 평가다.
항공전문지 ATW가 매년 한개사 선정
‘올해의 항공사’는 ATW가 전 세계 항공사 중에서 모든 면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인 항공사에 수여하는 상으로, 1974년 제정된 이래 매년 한 개의 항공사만 선정하며 높은 전문성과 공정성, 수상 경쟁 등으로 정평이 나 있는 권위 있는 상이다. 때문에 전 세계 항공사들은 이 상을 ‘항공업계의 노벨상’이라 부르며 최고의 명예로 선망해왔다. 국내 항공사로는 아시아나항공이 처음이고, 아시아권에서는 네 번째 수상이다.
ATW는 ATW 미디어그룹에서 1964년부터 매월 발간하는 항공업계의 독보적인 전문지로, 미국 워싱턴 DC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매년 전 세계 350여 개 이상의 항공사를 분석한 ‘세계 항공사 리포트’와 ‘세계 공항 리포트’라는 심층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공신력을 높이고 있다.
또 다른 여행 잡지나 다른 기관의 상은 자체적으로 조사하거나 외부 전문 조사기관에 의뢰하는 등 주로 독자 설문에 따라 순위를 매겨서 항공사를 선정하는 반면, ATW는 일반 독자가 아니라 전 세계의 경험 있는 항공전문가로 구성된 자체 패널의 심사를 통해 선정해 상에 대한 신뢰도가 최고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수상한 ‘올해의 항공사’상의 역대 수상 항공사들을 보면 모든 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인 대형 항공사들로, 아시아권에서는 지난해에 수상한 싱가포르항공을 비롯해 ANA, 캐세이패시픽항공, JAL 등 네 개 항공사만 영광을 누렸을 뿐이다. 때문에 항공업계에서는 “그동안 선진국의 초대형 항공사들에만 주다시피 했던 최고 권위의 상을 국내 항공사가 수상함으로써 국내 항공업계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내오고 있다.
ATW가 선정하는 ‘올해의 항공사’ 평가항목은 ▲모범적인 서비스 제공 여부 ▲모범적인 안전기록 ▲신규 시장과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 ▲항공산업에 선도적으로 신기술을 적용했는지 여부 ▲지속적인 흑자 달성 ▲ATW 주관 부문별 평가상 2개 이상의 수상 실적 등 민간항공 운항에 대한 전반이며, 그중에서도 특히 안전운항에 중점을 두고 있다.
ATW가 밝힌 심사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안전 경영 조직 및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업계 최고의 운항 및 정비 신뢰성과 함께 세계적인 항공·공항리서치전문업체 스카이트랙이 5성 항공사로 선정할 정도로 객관적으로 높은 서비스 품질을 갖춘 항공사이며, 기내 시설 업그레이드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첨단 기술 도입을 통해 끊임없이 서비스 향상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 항공사라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4~2007년 4년 연속 흑자경영을 통해 5억42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었고, 지난해에는 고유가와 세계적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속에서도 뛰어난 재무관리로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TW로부터 12개 부문 상 중 2개 부문(1996년 신규 시장 개척, 2001년 고객 서비스 강화)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항공사로서 모든 평가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고객 서비스는 국제적으로도 이름나 있어 현재 김포~하네다 노선에서 전일본공수(ANA)와 승무원을 바꿔 운항하며 서비스 방식을 전수하고 있다. 또한 최근엔 싱가포르항공에서 승무원 교육방법과 훈련 상태를 보기 위해 실무진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휴사와 공동운항 대폭 신·증설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글로벌 항공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 회원사들과 공동운항을 확대해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다. 이집트에어와 공동운항을 통해 3월 29일부터 처음으로 이집트 카이로 노선을 취항한다. 일본 나리타나 오사카를 경유해 인천과 이집트 카이로를 오가는 노선으로,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고객들은 아시아나항공기를 타고 일본 나리타나 오사카로 간 후 이집트에어 항공기로 갈아타고 카이로에 가게 된다. 이와 함께 일본 ANA항공, 에어뉴질랜드 등 기존 제휴사와 공동운항도 대폭 신·증설할 예정이다.
비즈니스 수요가 많은 한·중·일 골든 트라이앵글을 강화하는 등 탄력적으로 노선을 조정하면서 위기에 대응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올해 6월 일본 시즈오카 취항에 이어 중국 황산, 무단장 취항, 그리고 내년 3월에는 이바라키공항에 새롭게 비행기를 띄울 예정이다.
1988년 2월 17일 창립 이후 21년간 줄곧 지켜온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이념은 ‘최고의 안전과 서비스를 통한 고객만족’. 안전과 서비스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와 노력은 그동안 국내외 전문기관의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왔다.
지난해 12월 윤영두 신임 사장이 취임한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상복이 터졌다. 2월 12일에는 IMI(전경련 부설 국제경영원) 경영대상 서비스 혁신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24일에는 고객 만족 부문에서 창조경영인 대상, 26일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관하는 ‘2009 노사협력대상’을 받았다. 게다가 이번에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상을 받으면서 항공사엔 봄바람이 불고 있다고.
각오도 남다르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아시아나항공이 세계 최고의 항공사로 인정받았으며 브랜드 이미지도 크게 향상됐다”는 자체 평가와 함께 “최고의 상을 받은 만큼 더욱 차별화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도 생겼다”는 반응이다. 한편 윤영두 사장은 “이 상을 다시 한 번 수상하는 게 새로운 목표가 됐다”고 밝혔다. 역대 2회 이상 수상한 브리티시항공, 싱가포르항공, 캐세이패시픽항공, 아메리칸항공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포부다.
<조득진 기자 chodj2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