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특집

제주항공 현해탄 건너까지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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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 항공사 최초 국제선 취항… 오사카 매일 1회·기타큐슈 주 3회씩

제주항공이 국적 저비용 항공사 최초로 일본에 정기 취항하면서 ‘제3민항’으로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지난 3월 20일부터 간사이국제공항과 기타큐슈공항에 제주항공의 항공기가 이착륙하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이 국적 저비용 항공사 최초로 일본에 정기 취항하면서 ‘제3민항’으로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지난 3월 20일부터 간사이국제공항과 기타큐슈공항에 제주항공의 항공기가 이착륙하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이 국적 저비용 항공사(Low Cost Carrier) 최초로 일본으로 정기편을 띄웠다. 인천공항과 간사이국제공항을 운항하는 인천~오사카 노선과 인천공항과 기타큐슈공항을 운항하는 인천~기타큐슈 2개 노선으로, 지난 20일부터 B737-800 항공기(189석)를 투입했다. 일부 저비용 항공사가 경기 침체 여파로 운항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어 이번 제주항공의 일본 취항은 더욱 주목된다.

애경그룹과 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 설립한 민관합작기업인 제주항공은 이 기세를 몰아 올 연말까지 일본의 4개 도시에 정기편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은 연말까지는 부정기편 취항을 통해 수요분석 및 수익성 검토를 한 이후 내년부터 정기노선을 본격적으로 개설할 계획이다.

취항 기념 5월까지 다양한 이벤트 마련
매일 1회 운항하는 인천~오사카 노선은 일본 국민총생산의 18.9%를 차지하고 대도시권 인구가 1700만 명이 넘는 일본 제2의 도시로 여행과 비즈니스에 걸쳐 안정적인 수요가 발생하는 노선이다. 특히 중소상인들과 유학생 및 자유여행객 비중이 70%가 넘어서는 등 항공권 가격에 민감한 계층이 주이용 고객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인천~오사카 노선은 기존 항공사 대비 70% 수준의 운임을 경쟁력으로 여행사 및 대리점 판매뿐 아니라 개인 여객 판매에도 상당한 수익을 낼 것”이라며 “위탁수하물 무료 허용량을 기존 항공사들의 20㎏에서 25㎏까지 확대하는 등 탑승 수요를 고려해 가격 책정과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3회 운항하는 인천~기타큐슈 노선은 서울과 기타큐슈 시를 잇는 첫 정기편이니만큼 한·일 간 여행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 남단 큐슈 최북단에 위치한 인구 100만 명의 도시 기타큐슈는 세계적인 환경도시 후쿠오카와 승용차로 50분 거리에 있으며 구마모토, 벳푸 온천 등과 연계관광이 가능해 잠재적인 항공수요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게 관광업계의 평가. 제주항공 측은 경쟁노선인 인천~후쿠오카 노선에 비해 기타큐슈에 대한 인지도가 아직 낮은 만큼 경쟁노선 대비 70%라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개인보다 여행사 패키지 등을 통한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오사카와 기타큐슈 2개 노선의 운임은 30만~40만 원대까지 받고 있는 기존 항공사 운임 대비 약 70% 수준으로 정했다. 출발일 14일 전에 구매하면 세금을 제외하고 인천~오사카 24만 원, 인천~기타큐슈 22만 원에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제주항공은 정기노선 취항을 기념해 두 노선의 일부 항공권을 홈페이지를 통해 19만9000원에 온라인 할인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취항을 기념해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제주항공 홈페이지를 통해 3월 20일부터 30일까지 국제선 예약 및 발권을 완료하면 4인 기준 한 가족과 커플 한 쌍을 뽑아 일본 오사카 소재 유니버설스튜디오 재팬 숙박권과 입장권을 주고, 기타큐슈를 이용하는 커플 한 쌍을 뽑아 헬로키티를 테마로 한 테마파크 하모니랜드 입장권을 제공한다. 또한 취항 당일부터 5월 19일까지 2개월 동안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일본노선 왕복탑승객을 대상으로 편당 3명씩 기내 추첨을 통해 서울~제주 왕복항공권을 제공하고, 탑승객 전원에게 서울~제주 항공권 구매 시 50%를 할인해준다. 애경그룹 계열사인 AK면세점에서 최대 15%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쿠폰은 덤이다.

제주항공은 이번 일본 취항으로 ‘제3민항’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올 들어 시장점유율(수송 분담률)이 전년 대비 최고 2배까지 신장했으며, 서울~제주, 부산~제주, 청주~제주 등 전 노선에서 탑승률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취항 4년차를 맞고 있는 제주항공의 이 같은 시장 확대는 취항 초 기존 항공사의 견제와 지난해 후발 저비용 항공사들의 잇단 설립으로 인한 시장 포화 등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함께 항공 산업의 시장 환경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일궈낸 결과여서 주목받고 있다.

불황에 더욱 빛나는 시장점유율

제주항공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경쟁사 대비 20~30% 이상 저렴한 운임, 인터넷 할인 등 유연한 가격정책과 동급 대비 최고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결과다. 제주항공의 음료 서비스 모습. <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경쟁사 대비 20~30% 이상 저렴한 운임, 인터넷 할인 등 유연한 가격정책과 동급 대비 최고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결과다. 제주항공의 음료 서비스 모습. <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이 주력 노선으로 삼고 있는 김포~제주 노선의 경우 지난해 1월과 2월 각각 8.4%와 9.6%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2008년 평균 10.3%)은 올해 같은 기간 각각 14.1%와 15.3%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진에어, 이스타항공 등 후발 항공사의 취항으로 김포~제주 노선의 공급석이 10만여 석이 늘어나며 고객 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고무적이라는 평이다.

특히 김포~제주 노선과 더불어 새로운 경쟁 노선으로 부상하고 있는 부산~제주와 청주~제주 노선의 시장 확대는 더욱 두드러진다. 90%대의 높은 탑승률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는 부산~제주 노선의 경우 지난해 1월과 2월 각각 10.0%와 9.5% 수준이었던 시장점유율(2008년 평균 10.5%)은 올 들어 같은 기간 각각 16.5%와 18.6%를 기록하며 최고 2배에 달하는 비율로 점유율을 높였다.

지난해 6월부터 취항한 청주~제주 노선의 경우 하반기 평균 시장점유율은 11.0%에 그쳤지만 올해 1월과 2월 평균 시장점유율은 14.0%로 3%포인트 신장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한성항공의 운항 중단이 이 노선에서 제주항공의 수송 분담률이 높아진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무엇보다 같은 기간 경쟁사의 시장점유율이 정체되거나 떨어진 점을 감안할 때 불황기 저비용항공의 효용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처럼 제주항공의 취항 노선 시장점유율 확대는 경쟁사 대비 20~30% 이상 저렴한 운임과 함께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인터넷 할인을 실시하는 등 유연한 가격정책이 경기침체기에 해외 여행을 자제하고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 요구에 부합한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추가 항공기 도입에 따른 운항 횟수 증가 등 제주항공의 외형 성장과 맞물리며 대형 항공사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편리한 스케줄, 그리고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인식이 개선된 것도 이용객이 크게 늘어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 교통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경제성과 안전성, 그리고 편리성 등 기본 요소에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달 말 보잉 737-800(좌석수 189석) 3호기를 추가 도입하는 만큼 국제선 정기노선의 안정적인 노선 확대와 함께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해 국내선 이용자들의 신뢰를 높여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득진 기자 chodj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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