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신혼가정의 효율적인 자산관리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가정 재무상태 파악한 후 부부 공동작전 필요

대부분 신혼부부는 단순히 자산증식을 목적으로 하는 단기적인 투자행태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신혼부부는 단순히 자산증식을 목적으로 하는 단기적인 투자행태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결혼한 지 3년 차에 접어드는 신혼부부입니다. 재테크 한답시고 일은 벌려놨는데, 여전히 갈피를 못 잡겠습니다.”(재테크 관련 인터넷커뮤니케이션 사이트에 올라온 글)
쌍춘년과 황금돼지해를 거치면서 신혼부부가 부쩍 늘었다. 신혼부부의 상당수가 맞벌이 부부로 살아가고 있고, 교육수준이 증가하여 금융 관련 지식도 높다. 저금리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새내기 부부들은 과거 어느 세대보다 재테크에 대한 열의와 애착이 강하다.

하지만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계획적으로 재무설계를 하기보다 단순히 자산증식만을 목적으로 하는 단기적인 투자행태가 주를 이루다 보니, 대부분 신혼부부들은 재테크를 하면서도 여전히 불안함을 떨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계획이 있는 재테크, 효율적인 자산관리는 무엇일까?

종자돈을 모으기 이전에, 가정의 재무 상태를 파악하고, 라이프사이클에 꼭 맞는 재무설계를 수립하고 자산관리를 해야 한다. 혼자일 때는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비교적 단순하게 재무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그러나 결혼하면 혼자만의 생각대로 재무 목표를 세울 수 없다. 부부의 공동작전이 필요하다.

사소한 부분부터 지출 줄여나가야
먼저 가계 소비와 지출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수입을 철저히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그에 걸맞은 지출과 저축 규모를 설정할 수 있다. 당장 자녀 교육비나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일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 신혼 1년 차 부부의 경우,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솔로 생활 때의 소비습관을 결혼 후에도 쉽게 고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화려한 솔로 생활은 이제 끝. 솔로 시절의 소비습관을 버려야 한다. 연애할 때야 신용카드로 각종 선물을 결제해주던 남자친구가 사랑스럽겠지만, 결혼 후에는 신용카드의 남발이 부부싸움을 일으킨다.

결혼 후, 두 사람이 버니까 수입이 늘어 솔로일 때보다 여유자금이 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오산이다. 두 사람의 생활비는 물론 외식비, 각종 경조사비, 부부 각자의 자기 능력 계발 비용, 양가 부모님 용돈, 여가활동 또는 휴가비 등 생각지 못한 지출이 많다는 것이 신혼부부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아주 사소한 부분부터 지출을 줄이는 태도가 몸에 배어야 한다. 이메일 고지서나 자동이체 서비스를 이용해 가스요금이나 전기요금을 할인받고, 이동통신사의 할인요금제, 인터넷의 약정 서비스로 고정비를 줄여야 한다. 신용카드 사용도 혜택은 최대한 챙기고 쓸데없는 소비는 줄이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로 과소비가 발생한다면 과감하게 신용카드를 없애고 체크카드 등 직불카드로 대체하는 것도 방법이다.

재무 목표를 세울 때는 자금을 마련하려는 목적, 투자기간, 목돈을 마련하는 방법 등에 따라 최대한 구체적으로 세우는 것이 좋다. 결혼 1~2년 차 신혼부부의 목돈 마련 이유는 주로 주택마련, 자녀출산 준비, 자동차 구입 등이다. 그러나 곧 다가올 5년, 10년 뒤의 자녀 교육비 마련, 큰 집으로 이사, 자녀 결혼자금 마련, 은퇴계획 등 장기 계획도 미리미리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생활자금 마련용 주머니, 예비자금 마련용 주머니, 내집 마련용 주머니, 출산 또는 자녀 교육비 마련용 주머니, 노후자금 마련용 주머니 등 투자 목적에 따라 주머니를 나눠 관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복잡하게 느껴지면 기간에 따라 단기·중기·장기투자주머니로 나누고 그에 맞는 상품을 골라 분산투자하면 된다.

5~10년 뒤 장기계획도 미리 고민을

현대증권 직원이 스타벅스, 롯데월드 등에서 사용하면 사용액의 5~15%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서비스가 추가된 현대 CMA 체크카드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증권 직원이 스타벅스, 롯데월드 등에서 사용하면 사용액의 5~15%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서비스가 추가된 현대 CMA 체크카드를 소개하고 있다.

투자 계획을 실천해 나가고,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종자돈’이 필요하고, ‘종자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저축’이 필수다. 힘들더라도 수입의 50%는 저축하겠다는 마음으로 미리 저축금액을 떼어내고, 지출금액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특히 아이가 태어나면 지출금액이 더 커지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실천해야 한다.

이때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은 필수지만, 저축이 꼭 은행의 적금상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저금리시대이니만큼 다양한 금융상품을 이용한 적극적인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 특히 20~30대 신혼부부의 경우, 40~50대 부부와 비교해 투자기간을 길게 잡을 수 있어 위험자산에 투자할 경우 실패를 극복할 기회가 많고, 그만큼 장기투자로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또한 고정지출 금액이 적은 만큼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할 수 있다.

이왕이면 내집 마련은 주택마련펀드를 이용하고, 목돈 마련이나 장기운용자금은 주식형 적립식 펀드를 이용하고, 노후자금 마련은 변액보험이나 개인연금펀드 등 장기투자용 펀드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단, 신혼 때 하는 재테크의 최대 장점은 ‘수입이 높아 저축을 많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투자할 시간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소액이라도 다양한 투자대상을 이용해 분산투자하고, 장기투자로 목돈을 늘려가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운용 목적별 투자상품

주택마련펀드+청약저축
신혼부부의 가장 큰 고민은 ‘내집 마련’이다. 청약이나 분양에 특정 혜택을 받기 위해 청약저축에 가입하는 것은 물론, 좀 더 공격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주택마련펀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2개 이상의 주택마련펀드에 분산투자하면,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주식시장의 상황에 따라 높은 수익률도 올릴 수 있다.

주택마련펀드는 만 18세 이상 세대주로 무주택자이거나 전용면적 84.8㎡(25.7평) 이하 주택 중 주택공시가격이 3억원 이하인 1주택 소유자가 가입할 경우, 비과세와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펀드다. 다만 장기투자상품으로 7년 이상 유지해야 비과세와 소득공제(당해연도 납입액의 40%, 최고한도 300만원) 혜택을 받을 수 있고, 5년 이내 중도해지할 경우, 받은 혜택을 다시 뱉어내야 한다. 주택마련펀드처럼 세금우대의 혜택이 있는 상품이라면 미리 챙겨두는 것이 좋다.

세금우대상품+연금저축펀드
대표적인 세금우대상품인 연금저축의 경우, 노후자금 준비상품으로 가져가기에도 좋은 상품이다. 만 18세 이상 국내 거주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55세 이후부터 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신혼부부들의 경우, 주택마련이나 자녀 교육비 마련에 집중하다 보니 노후자금 마련은 은퇴를 코앞에 둔 시점이 돼서야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미리미리 준비를 해두지 않았다면, 노후자금 마련은 결코 녹록치 않다. 노후자금 마련 상품은 투자기간이 긴 만큼 주식형 펀드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다. 월 10만 원의 소액이라도 하루빨리 투자를 시작해 장기투자를 하면, 복리효과로 은퇴 시점에 기대 이상의 충분한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더불어 연금저축펀드를 이용하면 소득공제(연 300만원 한도) 혜택과 함께, 연금 지급 시 이자소득세(15.4%)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연금소득세(5%)를 적용받을 수 있으며, 무엇보다 주식시장 등에 투자함으로써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CMA
생활자금운용이나 비상예비자금 마련 등 단기운용자금은 CMA(Cash Management Account: 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단기운용자금은 6개월 이내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동성(현금화가 쉬운)이 확보된 상품이 좋다.

CMA는 단 하루만 맡겨도 연 4% 수준의 이자를 지급하면서도 입출금, 온라인뱅킹, 공과금 납부, 체크카드 결제기능, 담보제출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편의성과 수익성을 높인 금융상품이다.


공도윤<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연구원> syoom@miraeasset.com

주간경향 댓글 정책에 따라
이 기사에서는 댓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미지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