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디젤 엔진의 소음을 잡았다](https://img.khan.co.kr/newsmaker/705/car.jpg)
‘조용하다.’
베라크루즈를 타본 첫 느낌이다. 디젤 엔진 차의 가장 큰 폐단 중 하나가 소음이지만 베라크루즈에서는 소음으로 인한 불쾌감이 적었다. 심지어 가솔린 엔진 차라고 착각을 할 정도였다.
현대자동차가 수입 SUV에 대응해 야심작으로 선보인 베라크루즈는 제조사의 소음공해에 대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자동차였다. 오죽 했으면 현대차 측에서 LUV(럭셔리유틸리티차)로 불러주길 원하겠는가. 이 차가 조용한 것은 차량 내부 곳곳에 숨겨진 비밀 때문이다. 즉 차량 곳곳에 4겹 구조의 흡착음재를 장착하는 등 최첨단 소음·진동 방지장치를 대거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제조사측의 설명이다.
소음이 줄었다고 성능이 떨어지는 것 같지는 않았다. 힘찬 구동력은 예전 SUV 뿐만 아니라 웬만한 수입차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데 10초도 안 걸릴 정도로 순발력이 뛰어났다. 중속 이상에서의 가속능력은 꽤 만족스러웠다. 현대차 측이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3000㏄ V6 디젤엔진이 최대 출력 240마력에 달하며, 6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러운 변속”이라고 설명한 이유에 수긍이 갔다. 그만큼 힘이 좋다는 것.
특히 넓은 실내도 장점으로 느껴졌다. 실제로 이 차는 차체 크기가 최근 나온 고급 수입 SUV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폭스바겐 투아렉보다는 크고 아우디 Q7보다는 약간 작다. 실내는 넓지만 회전반경이 작아 코너링에서나 좁은 공간의 주차에서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차폭이 넓어 초보자나 운전경력이 적은 사람은 운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편의장치는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차 고급편의 장치와 별 차이가 없었다.
가격 3180만~4140만 원이다. 6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으로 장착된 베라크루즈의 판매가격은 300X밸류 3180만 원부터 300VX 럭셔리 3614만 원, 300VXL 슈프림 3950만 원(이상 2륜구동)이다. 또 4륜구동인 300X밸류 3370만 원, 300VX럭셔리 3804만 원, 300VXL 슈프림 4140만 원이다.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베라크루즈의 성능과 수입 SUV의 판매가격을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김재홍 기자 ato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