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특검법 재의요구안 국무회의 의결··‘거부권’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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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9일 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 재의 요구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7월 해병대 채모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한 사건을 해병대수사단이 조사해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채 상병 특검법은 앞서 21대 국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됐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법안은 국회 재표결을 거쳐 지난 5월 28일 폐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당론 1호’로 채 상병 특검법을 다시 발의했다. 재발의 법안은 채 상병 순직 사건은 물론 파생된 관련 사안을 모두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고, 야권의 특검 추천 권한을 넓혔다.

한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국회가 재추진한다면 여야 간 협의를 통해 문제가 제기된 사항을 수정·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헌법상 삼권분립의 원칙과 의회주의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야당은 오히려 위헌성을 한층 더 가중한 법안을 또다시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문제점들에 더해 ‘기한 내 (특별검사) 미임명 시 임명 간주 규정’을 추가했고, ‘특검이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권한’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형사법 체계의 근간을 훼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며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 기간 등도 과도하게 확대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법안이 정부로 이송된 다음 날부터 15일 이내인 오는 20일까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등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라 전자 결재로 거부권 행사를 재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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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