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김건희 특검, 여당이 먼저 해결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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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여당 최연소이자 수도권 당선인’ 인터뷰

김용태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선인이 4월 21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선인이 4월 21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김용태 당선인(34)은 이번 총선에서 ‘여당 최연소이자 수도권 당선인’이다. 동갑내기 용혜인 의원을 제외한다면 이번에 재선에 성공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만이 김 당선인보다 한 살 어리다.

김 당선인은 국민의힘 ‘친윤’ 의원들에 맞선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의 일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윤핵관’ 전횡에 맞선 쓴소리로 유명했다. 정작 이준석 전 당대표와 ‘천아인’이 당을 떠나 개혁신당을 만들 때 그는 당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당선인이 되어 국회로 들어온 그는 국민의힘 총선 참패 원인, 채 상병·김건희 특검 등 현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4월 22일 국회에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번이 공직선거로는 세 번째 도전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2018년 송파구 기초의원 출마였고, 두 번째가 2020년도 광명을에 당시 ‘정치신인 공천’으로 출마했어요. 이번 선거에서 한때 경쟁자였던 양기대 의원이 공천 탈락하고, 이언주 의원이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가는 등 한때 같은 지역구에서 경쟁했던 상대 당 후보의 부침을 보면서 느끼는 게 많겠네요.

“민주당을 보면 당내에서 이재명 당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내던 분들이 사실상 불이익을 받은 측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명횡사, 친명횡재’ 논란이 있었잖아요. 그에 비해 국민의힘은 여당이니 권력자가 찍어누르고 이런 공천이 있었을 텐데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뒤로 가면 막말 논란도 있었고 잡음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여당은 나름의 시스템 기준 아래에서 안정감 있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예전 인터뷰를 보니 부모님은 바쁘셔서 외할머니와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외할머니가 이한동 총리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제가 초등학교 때 총리셨으니까요. 초등학생이 국무총리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는 못하죠. 할머니가 고향 사람이총리가 됐다, 그렇게 말씀하셔서 제가 여쭤보고 막 그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정치할 생각은 어렸을 때부터 한 겁니까. 롤모델이 있었나요.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롤모델이 딱히 있다기보다 위인전을 많이 읽었어요. 특히 존 F. 케네디를 좋아했습니다. 지금은 절판됐는데 케네디가 쓴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는 책이 있는데 중학교 때 그 책을 읽고 감명받았습니다. 정치라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걸 에피소드를 들어 쭉 쓴 책이거든요. 예컨대 미국 무슨 상원의원을 소개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이익과 정치인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달랐을 때 어떻게 주민들을 설득했는지와 같은 내용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한동 전 총리처럼 총리를 해보겠다, 또는 대통령을 해보겠다는 정치적 목표가 있습니까. 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중학교 시절 하숙방 책상 앞에 ‘미래의 대통령’이라고 써 붙여놨던 건 유명한 이야기잖아요.

“글쎄요. 뭔가 직책에 대한 목표가 있진 않아요. 제가 생각하는, 제가 가진 이기심과 권력의지, 또 공명심을 대한민국의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데 쓰이게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부연하자면 당연히 권력의지가 있어야 정치를 하는 거잖아요. 이제 막 국회의원에 당선됐는데 ‘앞으로 재선하고 3선 무조건해야 돼!’ 이런 것보다 일단 4년 임기가 부여된 만큼 임기 동안 주민과 소통하고 약속했던 공약을 지켜나가고 그 뒤에 또 평가받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여당이 먼저 국민께서 이해할 만한 솔루션을 제안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아마 3년 동안 민주당의 이 특검에 계속 끌려다닐 것이고, 국가를 개혁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동력 자체도 상실될 겁니다.”

-대학·대학원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했는데 환경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솔직히 환경에 대해 관심이 많아 환경공학과에 가진 않았어요. 제가 정치를 하고 싶어하니까 아버지가 정치를 못 하게 하려고 공대로 교차지원을 시켰어요. 제가 공대 나와 취업해서 직장에 잘 다니는, 평범한 삶을 살기를 바라셨던 거죠. 그런데 대학에 들어가 환경공학을 공부해보니까 환경이 정말 중요하더군요. 기후변화 문제도 그렇고.”

-기후위기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급진적인 흐름이 있습니다. 그쪽과는 약간 다른 길을 생각하는 거죠.

“맞습니다. 보수정당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이 제1의 가치입니다. 그렇다면 기후변화로부터 국민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유럽의 보수정당들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유입니다. 산업적인 측면도 중요해요. ‘RE100’이나 탄소 국경세 도입은 현실입니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인데 여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먹고살기 힘들어져요.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을 위해서라도 보수정당이 마땅히 나서서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탄소를 줄이거나 늘리는 기술을 가진 나라가 앞으로 선진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윤석열 정부도 R&D 사업에 많이 투자해서 우리가 글로벌 중추국가, 표준국가로 가는 게 목표잖아요. 기후변화 부분에서도 그런 글로벌 중추국가로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당내에서 같은 목소리를 낼 분이 많이 있습니까.

“민주당도 그렇고 우리 당도 그렇고, 이 에너지를 선악의 개념으로 봅니다.”

-선악의 개념으로?

“네. 선악의 개념으로. 원전은 민주당에서 완전히 악한 것이고, 거꾸로 우리 당에서는 재생에너지를 문재인 정권 때 태양광 보조금 비리와 같은 것으로 봅니다. 사실 에너지 믹스는 학문적으로 보면 다 필요하거든요. 원전도 필요하고 재생에너지도 필요하고, 재생에너지 비율을 늘려가야 하고요. 그런데 이걸 정치적 색안경을 끼고 보니까 계속 맴도는 거예요. 저탄소로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니까 우리가 강조하는 원전도 중요하고, 민주당이 강조하는 재생에너지도 중요하다는 당내 설득작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선인이나 최고위원회 할 때도 재생에너지가 중요하다, 재생에너지를 외면하면 안 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습니다.”

-개혁신당 쪽으로 간 이준석·천하람 당선인과 과거 ‘천아용인’으로 묶여 국민의힘 개혁파로 이야기할 때는 이른바 ‘윤핵관’에 대한 비판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엊그제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총선평가 토론회에 참가해서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는 맞았는데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이 부족했다’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국민 여론과 국정 기조가 맞닿을 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의료개혁 같은 경우 국민 여론이 굉장히 높았고, 대통령께서도 강하게 추진하려 했던 입법 개혁 과정인데 그 과정에서 타협점을 잘 찾지 못한 거예요. 그게 운영방식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여론과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달랐을 때입니다. 예컨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나 일본과의 외교 관계 개선은 국민이 원치 않은 방향처럼 보이는데 국제정세가 북·중·러와 한·미·일의 신냉전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일본과 관계 개선이나 한·미·일 안보 협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다고 봅니다. 그런 과제를 추진할 때는 대통령께서 국민을 설득하려고 노력해야 했는데 역시 미흡한 게 아니었나 합니다.”

-당내 상황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예전에 김기현 대표 출마할 때 나경원은 안 된다고 연판장을 돌렸던 초·재선분들, 그중 이번에 살아 돌아온 분이 많은데 이런 사람들은 반성해야 하지 않나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 당이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 여러 원인 중 하나라고 봅니다. 그중 하나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고 국민의힘이 여당이 되면 공정과 상식이 복원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말씀처럼 정권 출범 후 2년 동안 당장 우리 당만 하더라도 당내 다양한 의견이 무시되고, 전당대회라면 당원이면 누구나 출마할 수 있는데 연판장을 돌려 찍어누르고 하는 이런 권위주의적 문화가 횡행하는 것을 국민이 볼 때 당연히 괴리감을 느꼈겠죠. 그래서 이번에 심판받았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민주당이나 특히 조국혁신당이 선택되는 건 비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법원 심판을 앞둔 사람이 본인의 명예 회복식으로 출마하고 창당하는 건 민주공화국의 시민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런데도 국민이 조국혁신당에 힘을 실어준 거잖아요. 국민의힘에 대해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니 조국혁신당에 표를 던져 질책하는 거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많이 반성해야 한다고 봐요.”

-지난 대선 때와 같은 메커니즘 아닌가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분들이 가장 확실한 ‘단죄’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윤석열을 지지했고, 지금 조국 대표와 조국혁신당을 지지하신 분들의 선택도 조 대표 신원 문제와 상관없이 윤 정권을 혼내줄 도구로 택한 거잖아요.

“말씀하신 부분에 동의하는 것이 젊은 세대가 윤석열 대통령을 뽑았을 때 문재인 정부가 잘못한 것을 바꿔줄 거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를 2030이 처음엔 많이 응원했잖아요.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사실은 측근들 챙기기에 바빴고 자정작용이 안 됐던 거잖습니까. 윤석열 정부가 이걸 바로잡아줄 것으로 생각했던 겁니다. 조금 전 설명했던 것처럼 국정 기조는 바로잡아줬다고 생각하는데 국민을 대하는 태도나 공정이나 정의와 같은 가치에 대한 태도는 문재인 정부와 크게 다를 것이 없구나, 젊은 층은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께서 스스로 다시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 법치라는 가치를 바로잡아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선인이 4월 21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선인이 4월 21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공정과 정의를 말씀하셨는데 사실 지금 야권 쪽에서는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 실제로 탄핵까지 이를 수 있는 뇌관으로 보고 있습니다. 21대에서 특검안 발의 여부와 상관없이 22대가 개원하면 야권이 김건희 특검과 함께 거의 첫 안건으로 올릴 사안으로 보입니다. 두 사안에 대한 당선인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겠죠. 민주당에서 수사 개입 의혹을 계속 제기하고 있고, 거기에 대한 국민 의혹이 있어서 여기에 대해서는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합니다. 권력자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고, 계속 강조하지만 보수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고 민주공화국의 시민으로서 당연히 이건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이 진상규명을 위한 바람직한 절차가 뭐냐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공수처장도 빨리 임명해서 공수처가 정상적인 조직으로 기능하게끔 힘을 실어주는 것이 맞는가, 아니면 특검을 도입해서 이렇게 수사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맞는가.”

-현실적인 정치 일정으로 특검 정국은 불가피할 것 같은데요.

“네. 그런 고민을 하는 과정 중에 저는 공수처에 힘을 실어주는 액션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국민의힘이 공수처를 핑계로 특검에 반대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당연히 나올 수 있는데 정부가 진정성 있게 정말로 공수처에 힘을 실어준다는 전제 아래서 수사 연속성을 따지면 공수처 수사가 빨리 되는 것이 진상규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그게 국민의힘 당론인가요.

“아니요. 개인 생각입니다. 국민의힘 당론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2대 당선인들 사이에서 아직 깊게 논의되진 않았습니다. 공수처 수사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맞지 않나에 대한 조심스러운 생각이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상규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장교 출신이고….”

-김건희 특검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입니까.

“저는 야당이 힘으로 밀어붙이는 건 반대하지만 여당이 그 전에 뭔가 자정작용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말씀드렸지만 법치, 공정 그리고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너무 당연한 민주 공화정의 가치를 대통령께선 스스로 회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게 어떤 방식이 될지 모르겠지만 여당이 먼저 국민께서 이해할 만한 솔루션을 제안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아마 3년 동안 민주당의 이 특검에 계속 끌려다닐 것이고, 국가를 개혁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동력 자체도 상실될 겁니다.”

-과거 인터뷰에서 ‘정치의 본령은 협치’라고 했는데, 10여 년 사이에 변화한 것은 여야 간 대화나 교류가 완전히 끊어졌다는 점입니다. 2012년 정도부터는 보좌진들조차 완전히 섬처럼 갈라서 따로 있더라고요.

“그게 이해가 안 되는 게 윤상현 의원과 밥 먹으면서 이야기를 들으니 그 이전엔 안 그랬다고 하더군요. 21대 때는 제가 원외였잖아요. 방송에서 민주당 쪽 젊은 정치인들과 만나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합니다. 그런데 ‘사진 같은 걸 찍어서 어디에 올리지 말자’라고 서로 합의했어요. 왜냐면 국민의힘 선배들이 ‘왜 너 민주당 사람들과 만나냐’고 묻고, 그건 민주당 쪽 친구들도 똑같은 상황이에요. 저는 이런 상황부터 극복하는 것이 정치의 복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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