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호 표지에는 이재명·윤석열 후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안철수·심상정 후보도 있습니다. ‘여야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되기 위해 넘어야 할 세가지 걸림돌’로 메인기사는 잡혔는데, 진보정당이나 제3지대 후보도 당선되려면 극복해야 할 약점이 있겠죠. 현실적으로는 아무래도 지지율일 겁니다.
![[취재 후]윤석열 몰락, 안철수 부상? 글쎄요](https://img.khan.co.kr/newsmaker/1402/jungyin.jpg)
기사를 준비하며 안철수나 김동연과 같은 제3지대 후보들의 출마를 다뤘던 제 과거 기사를 다시 읽었습니다. 지지자들께서 내놓은 희망 섞인 예측, “11월 말이면 5%, 12월 말이면 10%를 넘기고 캐스팅보트를 넘어 1순위로 떠오를 것”은 이미 시간이 지났습니다. 당시 전문가들은 안철수 후보의 경우는 완주도 힘들 것으로 냉정하게 전망했습니다.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내건 마당에, 양자 대결 구도가 치열해지면 사퇴압박이 강하게 제기될 것이며, 결국 이후 있을 정계개편에서 모종의 자리를 조건으로 사퇴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역시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입니다. 선대위와 가족, 토론회 기피를 지난주 김찬호 기자는 기사를 통해 ‘윤석열 후보의 3대 극복과제’라고 했습니다. 부인 김건희씨의 기자회견과 본인의 잇단 실언 그리고 이준석 당대표와의 내홍이 겹치며 한 주 만에 윤 후보의 지지율이 폭락했습니다. 그동안 결사옹위를 해왔던 소위 친윤성향의 커뮤니티에서도 계속되는 실책에 실망하고 돌아선 사람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순식간의 일입니다. 마감을 하던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국민의힘 측 인사가 “야권은 이제 안철수로 후보교체론 바람이 불고 있네요”라며 보내온 자료가 재미있었습니다. 9만7000원으로 19.16%가 오른 안랩 주가 그래프였습니다.
정말 윤석열로부터 빠진 지지율은 안철수 대안론으로 집결하게 될까요. ‘정치의 시간’에서 대선 투표일까지 남은 두 달여는 긴 시간입니다. 후보들의 행보를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2002년 대선 투표일 전날, 노무현 당시 후보가 만취해 두문불출한 정몽준 전 국민승리21 대표 집 바깥 골목에서 마냥 기다렸을 때, 또 한 유력 보수일간지가 선거일 당일 새벽 ‘정몽준, 노무현 버렸다’는 선동문으로 사설을 바꿔 실었을 때 다음날 승자가 노무현이 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엎치락뒤치락하는 한국 정치’라는 현실 속 드라마가 웬만한 통속드라마보다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