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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권주자 이낙연의 상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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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과의 경쟁은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관건… 야권 후보는 ‘도토리 키재기’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의 구도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맞대결로 모아지고 있다. 몇달 전만 해도 오차범위 밖에서 이낙연 대표가 1위로 앞서나갔지만, 7∼8월 사이 이재명 지사가 맹추격했다. 현재 두 정치인은 오차범위 안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당시 당대표 후보)가 7월 30일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지사와 만나 간담회를 갖기 전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당시 당대표 후보)가 7월 30일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지사와 만나 간담회를 갖기 전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론조사에서 두 정치인의 지지 성향은 뚜렷이 차이가 나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이 높은 반면, 중도층에서는 상대적으로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높다. 세대 특성도 흥미롭다. 이낙연 대표는 50대 이상에서 지지율이 높지만, 이재명 지사는 젊은 층에서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두 정치인의 당내 경쟁은 점점 뜨거워질 전망이다.

민주당 당헌 제88조에는 “대통령 후보자의 선출은 국민경선 또는 국민참여경선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국민경선은 일반 국민이 선거인단에 참여하면 대의원·권리당원과 똑같은 1표를 인정받는 방식이다. 반면 국민참여경선에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일반 국민보다 더 가중치가 높은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현재 상황에서 국민경선은 이재명 지사에게 유리하고, 국민참여경선은 이낙연 대표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2017년 4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는 국민경선에 따라 선출됐다. 보수 진영에서는 민주당 내 지지도가 높았던 문재인 후보에 맞서 민주당 국민경선에 참여해 안희정 후보를 역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펼쳐져 논란이 일었다. 문 후보 측은 당시 선거인단이 100만명을 넘어설 경우 역선택의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때 선거인단은 200만명을 넘어섰다. 결과 역시 문재인 후보가 57%를 확보해 당내 후보 경선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법원 판결 변수

민주당 내부에서는 차기 대선후보 경선 역시 2017년에 이어 국민경선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인 A씨는 “물론 이낙연 대표 측으로서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높은 지지율이 나오기 때문에 국민참여경선이 가장 안전한 후보 선출 방식이 되겠지만, 그동안 민주당 후보를 국민경선으로 뽑아온 만큼 이번 당내 후보 경선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향후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지율 추이를 잘 봐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지율이 계속 유지된다면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도 안정적이겠지만, 국정 지지율이 만약 떨어진다면 이재명 지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법원 판결도 여권 대권주자 대결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A씨는 “이번 8월 전당대회 결과를 보면 친문성향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김경수 지사가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친문성향·영남세력을 아우르게 되면서 유력한 대권주자 후보로 떠올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후보에 맞서는 보수 야권 후보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현직에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의미 있는 지지율을 나타냈을 뿐이다. 홍준표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홍정욱·유승민·오세훈 전 의원 등은 미미한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때문에 ‘도토리 키재기’라는 표현이 나왔다. 김종인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도 지지율이 미미하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차기 대선주자의 활동 공간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면서 “정치권 외부의 인사가 출마하든 출마하지 않든 당 내부에서는 차기 대권주자에게 활동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대권주자 후보군을 틀어쥐고 있는 상황인데다 그 틈을 타고 윤석열 총장이 야권 대권주자감으로 거론되면서 기존 후보들이 치고 나갈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홍형식 소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당 관련 여러 지지율에서는 야권 대권주자로 언급되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기대가 반영돼 있다”면서 “실제로 출마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지지율은 허수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표지 이야기]차기 대권주자 이낙연의 상대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으로서는 무엇보다 강경 보수세력과의 관계 설정도 앞으로 넘어야 할 큰 산이다. 7·8월 여름 정국에서 국민의힘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 역전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태극기 부대의 8·15 광화문 집회 이후 정당지지율이 급격하게 빠져나갔다. 광화문 집회가 코로나19 확산의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야권 주자들 치고 나갈 공간이 없다”

차기 대권주자를 정하는 데에도 강경 보수세력의 선택이 당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당 내부에서 거론되는 유력 주자들은 대부분 중도성향의 정치인이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41%의 지지율을 얻었다”면서 “중도층으로 확장해야 승리할 수 있는 만큼 기존 정치인 중 중도성향의 후보가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장성철 소장은 “기존 중도성향의 정치성향에 대한 강경 보수의 반감이 강하기 때문에 보수 전체의 지지를 이끌어내려고 하면 결국 외부에서 대권주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이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8월 28∼31일 실시한 8월 정기 여론조사에서 대권주자 가상 대결 시 민주당 후보는 45%, 보수 진영 단일 후보는 41%의 지지율이 나왔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의 인터넷 홈페이지 참조) 문항은 조금 달라졌지만 7월 정기여론조사에서는 야권 단일 후보가 42%의 지지율로, 민주당의 지지율 41%를 앞지르기도 했다. 장성철 소장은 “갈수록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에서 뚜렷한 대안 후보가 등장하면 힘을 받을 수 있다”면서 “지금은 뚜렷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여권 후보에 밀리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보수 진영으로서는 민주당의 어떤 후보가 상대하기 편할까. 장성철 소장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가 되지 않는데다 호남 출신인 이낙연 대표가 보수 진영에서는 그나마 수월한 상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일원 대표는 “선거 전략의 1단계는 지지층 결집을 극대화하는 것이고, 2단계는 지지율을 바탕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라면서 “민주당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높은 이낙연 대표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보수 진영으로서는 이재명 지사가 상대하기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엄경영 소장은 “보수 진영에서는 안정성 측면에서 이재명 지사보다 이낙연 대표를 상대하기가 더 힘이 들 것”이라면서 “2014년 지방선거 이후 지역 대결이 아니라 세대 대결로 양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호남 후보라고 해서 보수 진영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홍형식 소장은 “지금은 지역 출신을 따지는 시대가 지나갔다”면서 “국민의힘에서는 무엇보다 자신들의 전략과 논리로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는 후보가 나와야 민주당과 경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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